ADVERTISEMENT

모자·소매 장식 바꿔 다는 패딩 … 나 옷 부자예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8면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패셔니스타는 쉬지 않는다. ‘멋내다 얼어 죽겠다’는 타박을 들을지라도, 겨울이라고 멋쟁이의 본능을 억누르고 살 순 없는 법이다. 게다가 요즘 겨울옷은 멋과 따뜻함을 모두 만족시키는 상품으로 넘친다. 외투 한 벌로 두 벌 효과를 내는, 1석2조 의류도 눈에 띈다. 겨울 패션의 완성 공식을 전문가와 함께 알아봤다.

패딩 의류에도 나만의 개성을

1,2,3 이탈리아 브랜드 ‘에스막스마라’의 패딩 의류 라인‘피우미니’로 꾸민 패딩 패션.

‘패딩’이라 불리는 누빔 외투는 최근 수년간 계속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모직으로 된 코트보다는 관리하기 편한 데다 가벼운 편이어서 실용적인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선택을 받은 덕분이다. 패딩 의류의 단점이라면 거위털·오리털·솜 등을 채워넣기 때문에 ‘뚱뚱해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패딩은 이런 점도 대부분 극복했다. 누벼 넣는 ‘패드’의 모양에 변화를 주거나 속을 채우는 소재를 다양하게 가공해 패드의 맵시를 살려 스타일도 뛰어난 패딩 의류가 많이 나왔다.

 여기서 한발 더 나간 패딩도 있다. ‘1석 2조’ 효과를 노린 스타일이다. 이탈리아 브랜드 ‘에스막스마라’에서 내놓는 ‘피우미니(PIUMINI)’가 대표적이다. 에스막스마라는 이탈리아 명품그룹인 ‘막스마라’에서 실용성을 강화해 내놓은 의류 브랜드 이름이다. ‘피우미니’는 이탈리아 말로 ‘누빔’이란 뜻.

 피우미니 라인의 패딩 외투(①·②·③)는 모자나 소매 끝에 다는 장식을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게 돼 있다. 모자 테두리를 모피로 둘러칠 수 있는데 모피 종류도 여우털과 밍크털 두 가지다. 모피는 패딩과 별도로 살 수 있다. 검고 짧은 털이 특징인 밍크퍼를 붙이면 작고 귀여우면서 세련된 느낌을, 은빛 나는 여우털을 덧대면 풍성하고 따스하며 밝은 느낌을 준다. 모피 외에도 새틴(면이나 모를 광택 있게 짠 천)에 보석이 촘촘히 박힌 테이프 모양 장식을 모자 끝에 달 수도 있다. 장식을 원하지 않으면 패딩만 사도 된다. 모자의 장식만 바꿔 네 가지로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는 ‘1석 4조’ 패딩 의류인 셈이다.

 피우미니 패딩의 변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소매 끝에도 같은 종류의 장식을 덧댈 수 있게 돼 있다. 패딩 외투의 소매가 손목 끝까지 오지 않고, 원래 길이보다 3부쯤 짧은 디자인이기에 가능하다. 막스마라 쪽은 이를 “디자이너 다운 재킷 컬렉션”이라고 설명한다.

 막스마라 그룹에서 내는 코트도 비슷한 형식이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지향하는 ‘막스마라 스튜디오’의 코트 ⑦은 코트 깃에 덧대는 털 장식을 취향에 따라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다.

비슷한 색 겹쳐 입기로 왕족의 우아함을

4 은회색 겹쳐 입기로 연출한 코트 패션. 5 낙타색으로 조화를 이룬 코트 패션. 6 군복 느낌 ‘밀리터리 룩’으로 완성한 코트 패션. 7 귀엽고 여성적인 분위기의 앞주름 장식이 돋보이는 코트 패션.

지난달 28일 영국의 캐서린 왕세손비는 영국 런던 북쪽에 있는 케임브리지 지역을 방문했다. 그의 공식 직함은 ‘케임브리지 공작 부인’이다. 이 때문인지 그와 ‘케임브리지 공작’ 윌리엄 왕세손의 이 지역 첫 방문은 큰 화제가 됐다. 지역의 아동보호기관과 구호소 등을 둘러본 왕세손 부부의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보도됐다. 일정 자체도 화제였지만 정작 언론은 캐서린의 옷차림에 더 집중했다.

 세기의 결혼식 전부터 캐서린의 패션은 어디에서든 주목을 받았다. 그의 차림새를 평하는 언론 매체들은 대부분 ‘우아한(elegant)’ ‘세련된(chic)’이란 수식어를 사용해 왔다. 아주 옅은 분홍빛 코트를 입은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우아한 코트로 캐서린 패션의 진면목을 또다시 과시했다.”(패션잡지 ‘인스타일’ 영국판)

 “옅은 색 코트를 입은 캐서린은 역시 우아했다.”(미국 일간 USA투데이)

 “빛나는 피부와 분홍빛 코트, 무결점 패셔니스타였다.”(미국 인터넷 신문 허핑턴포스트)

 언론들은 캐서린이 이날 입은 코트의 색상에 대해 각기 다르게 표현했다. ‘옅은 분홍빛’ ‘옅은 회색’ ‘크림색이 도는 은색’ 등 다양했다. 색상을 다르게 보는 건 좀 의아하지만, 공통점은 ‘옅은’색, 즉 중간 계열의 온화한 색상을 입었다고 본 것이다. ‘우아함’과 ‘세련’으로 대표되는 그의 스타일이 올겨울 패션에도 적용됐다는 얘기다. 캐서린이 입은 코트는 ‘막스마라 스튜디오’로 알려졌다. 막스마라 그룹에서 내는 브랜드 중 주로 젊은 층을 위한 실용적인 라인이다.

 LG패션 수입 사업부 정주현 과장은 “막스마라라는 브랜드 자체가 코트로 유명하다”며 “(캐서린과 비슷하게) 중간 계열의 색상을 겹쳐 입으면 우아한 면모를 드러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④번에서 모델이 입은 크림색 코트가 대표적이다. 위쪽 깃 부분에만 털 장식이 있는 코트는 약간 풍성한 실루엣이다. 이 코트 안에는 그보다 약간 밝아 보이는 회색빛 바지와 네크라인이 드러나는 편한 셔츠를 받쳐 입었다. 막스마라 그룹의 최상급 코트 라인인 ‘아틀리에’ 제품이다. 장인들이 수작업을 통해 완성한 코트는 색상이 차분하고 우아할 뿐 아니라 장식도 화려하지 않게 깔끔한 모양새다.

 ⑤번과 같은 형식의 겹쳐입기도 우아한 코트 패션을 완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흔히 ‘낙타색은 소화하기 어렵다’고들 한다. 낙타색 자체가 노란빛이어서 전체적으로 노란기가 있는 우리나라 사람 얼굴색에 그리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특히 외투의 낙타색을 소화하긴 더 난감하다. 몸에 걸친 전체 의상에서 외투에 꽂히는 시선의 비중이 커서 더 그렇다. 낙타색으로 온 몸을 감싸면 얼굴의 노란빛이 더해져 어색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week&이 올겨울 패션의 성공 공식으로 꾸며본 코트 스타일은 이런 상식을 깬다. 낙타색 코트 안에 비슷한 색상의 원피스까지 추가했다. 정주현 과장은 “유사한 색상을 겹쳐 입어도 요소마다 질감이나 소재를 달리하면 비슷한 색상으로 온몸을 휘감는다 해도 이상하기보다 세련되고 우아하게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⑤와 같이 송아지털을 부분적으로 덧댄 갈색 핸드백이나, 모직 원피스 허리 부분이 새틴으로 처리된 것이 그 예다. 정 과장은 “이럴 땐 화장도 너무 과하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로 할 것”을 권했다. 전체 의상 분위기와 맞추란 뜻에서다.

 ⑥은 다른 형식의 비슷한 색 겹쳐입기다. 여기선 군복의 특징을 살린 ‘밀리터리 룩’ 코트가 핵심이다. 짙은 쑥색의 코트에 포인트는 금장 단추 정도로 끝이 났기 때문에 과도하게 화려하지 않고 우아하게 연출됐다. 아무리 여성복 코트라 해도 밀리터리 룩이기 때문에 이런 외투를 선택할 땐 ⑥처럼 여성적인 모양새의 옷을 받쳐 입어야 세련된 여성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쑥색 계열이지만 외투·블라우스·치마가 각기 다른 농도로 돼 있어 단조롭지 않다. 오히려 농도의 강약을 통해 비슷한 색의 여러 종류 의상에 리듬감을 줬다.

도움말=LG패션 수입사업부 정주현 과장
촬영협조=백지원(모델·에스팀)
김청경 헤어페이스(헤어&메이크업)
막스마라(의상·구두·핸드백)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