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의 얼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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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얼굴 「야누스」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문지기의 신이다. 「야누스」는 두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어서 앞과 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문지기로서 적격자일 것 같다. 그러나 만약 인간도 「야누스」처럼 두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희극의 소재가 됨직한 가정이다.
신분증 사진도 두장씩 붙여야할 것이고, 안경도 「마스크」도 모두 한쌍씩 있어야 할 것이다. 선생 같으면 학생들의 「커닝」을 막는데 편할 것이며, 직업이 형사라면 색안경을 끼고 곁눈질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는 중대한 것은 「앞」과 「뒤」의 개념이 없어지기 때문에 방향 감각이 한층 더 복잡해 질 것이리라는 생각이 든다. 앞과 뒤를 동시에 공유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사고 방식에도 일대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바로 우리들이 그런 「야누스」의 얼굴을 가지고 살아가는 때인 것이다. 1월을 영어로 「재뉴어리」라고 하는데 이 말이 바로 「야누스」 (Janus)에서 나온 말이다. 즉 1월은 두개의 얼굴을 가졌다는 「야누스」의 달-. 한 얼굴은 지난해를 돌아다보고 또 한 얼굴은 새로운 해를 내다보는 그런 두 얼굴의 달이다. 인간은 앞만을 내다보고 살수도 없고, 또 지난 일만 따지고 앉아 있을 수만도 없다. 어제를 돌아다보고 내일을 쳐다보는데서 참된 오늘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1월은 「야누스」의 달. 신화의 그 「야누스」처럼 두개의 얼굴로 세상을 살아가는 그런 달이다. l965년과 1966년의 봄 사이에서 지난날을 반성하고 새해를 끌어들이는 마음 없이는 진정한 신년을 맞이할 수 없을 것이다.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말을 하고 있지만 「복」이란 하늘에서 그냥 쏟아지는 「마나」는 아니다.
두개의 얼굴로 과거와 미래를 저울질할 때, 비로소 오늘의 복이 있다. 1월은 「야누스」의 달, 과거와 미래에 희망의 기폭을 다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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