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리뷰] '사이버공간의 세계정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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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정보화 시대의 격류는 국제정치와 군사안보의 틀을 바꾸고 있다. 사회의 정보화 속도가 더욱 빨라짐에 따라 국제정치와 군사안보의 주체들 또한 변화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사이버공간의 세계정치』는 독자들이 그런 흐름을 일별하거나 정치와 군사안보에 관련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기획한 책이다. 우선 국제정치와 군사, 기술.환경.문화.문명.NGO 등 관련 부분에서 내용이 괜찮다싶은 1천개의 사이트를 분야별로 소개했다. 세계 유수 신문과 잡지 등의 유용한 사이트도 함께 들어 있다.

정보화가 눈에 띄게 기여한 분야는 전자화폐와 전자상거래다. 인터넷이 컴퓨터의 보급과 통신기술의 혁명적 발전으로 몸집을 불려가면서 남긴 결정(結晶)이다.

앞으로 인터넷을 응용한 분야는 더욱 확대되겠지만 전자화폐와 전자상거래는 우선 전자적으로 통합하는 경제와 여전히 영토에 기반을 두고 있는 민족국가의 개념을 대립으로 몰고 가고 있다. 사이버 영역과 지리적 여건에 의해 구별되는 ''공간'' 의 개념이 서로 불일치하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군사분야 또한 변화에 닥쳐 있다. 정보화로 인해 예상할 수 있는 군사쪽의 변화는 우선 전투방식의 혁신이다.

완벽한 정보 네트워크로 연결된 부대는 작은 규모로 각기 분산돼 활동하다가 적절한 시기에 달하면 전방향에서 일제히 목표물을 공격해 들어가는 이른바 ''스워밍(swarming)'' 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책은 일종의 도구서(道具書)로서, 근대 들어 국가간의 관계를 규정해 온 경제.군사.정치의 이같은 변화 추세를 살필 수 있도록 한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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