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지하철 1호선' 중국·일본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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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학전(대표 김민기)이 오는 10월과 11월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들고 중국과 일본을 잇따라 방문, 순회 공연을 갖는다.

작품의 첫 해외 공연이었던 독일 베를린 공연에서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은 데이은 이번 아시아 공연은 작품이 지닌 '아시아적 보편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독일 공연이 원작자 폴커 루드비히의 초청으로 독일 그립스 극단의 「지하철 1호선(Linie 1)」 1천회 공연에 맞춰 성사되는 등 작품 외적 요소와 일부 맞물려 있었던 데 비해 이번 공연은 더 순수한 초청의 성격을 띤다.

먼저 대중문화계의 관심사로 최근 급부상한 '한류(韓流)'와도 맞물려 있는 중국공연은 중국 상하이(上海)의 란신다시유엔(蘭心大戱院)(10월 3-6일)과 베이징의 얼통쥐창(兒童劇場)(10월 13-17일)에서 열린다.

중국 문화부 산하 대외연출공사의 초청으로 성사된 이 공연은 애초 지난해 6월 민족문학작가회의와 성공회대 주최로 열린 '한중 작가 5인담'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가 이 작품을 관람한 중국 작가 위화(余華)에 힘입은 바 크다.

장이모(張藝謨) 감독의 영화 「인생」의 원작자이기도 한 위화가 이 작품의 중국 공연을 적극 추천했던 것. 11월로 예정된 일본 공연은 도쿄(東京) 분카무라(文化村) 극장의 코쿤(15-18일),오사카(大阪)의 드라마시티 극장(20-21일), 후쿠오카(福岡)의 웨스트시빅센터(24-25일)에서 차례로 열린다.

이 공연은 일본 외무성 산하 국제교류기금 아시아센터가 1년에 한 편씩 마련하는 기획공연으로 선정돼 초청된 것으로 공연 조건은 국제교류기금이 항공료와 체재비를 포함한 일체의 경비를 부담하는 한편 별도의 개런티도 지급하기로 했다.

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의 구보 가즈아키(久保和朗) 소장은 "그간 일본에 소개된 한국 연극은 전통적인 것이 주류를 이뤘고 현대극도 일부 소개됐지만 그나마 과거사를 소재로 한 것이 대부분으로 현대 한국 서민들의 삶을 다룬 작품은 드물었다"며 "활력 넘치는 서민들의 삶을 소재로 서울의 단면을 그린 이 작품이 활기 없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살아가는 일본 관객에게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공연은 특히 해외 초청공연으로는 드물게 NHK TV에 의해 일본 전역에 방송될 예정이다.

김민기 대표는 "중국의 경우 대도시의 문제를 다룬 작품 내용이 급속한 자본주의화, 대도시화를 겪고 있는 중국 상황과 다르지 않다는 측면이, 일본의 경우 브로드웨이 대형 뮤지컬과는 다른 이색적인 작품 형식이 각각 관심을 끄는 것 같다"며 "국경과 문화를 뛰어넘은 대도시의 보편적 문제점과 휴머니즘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일 공연에는 김윤석, 최무열, 이황의, 문성환, 권형준, 장현성, 김효숙, 이지은, 방주란, 이미옥, 김은영 등의 배우와 5인조 록밴드 '무임승차' 등 지난 8-9월 LG아트센터 공연 멤버들이 그대로 참여한다.(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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