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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재건축ㆍ재개발은 혹독한 빙하기?…투자 조심조심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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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혹독한 빙하기'. 내년 재개발·재건축 시장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답변이었다. 수차례 이어진 부동산 활성화 대책에도 올 한 해 재개발·재건축 시장은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해왔다.

뉴타운 출구전략과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주택 비율 확대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자 가격 상승 및 시세차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얼어 붙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년이 더 문제다. 서울 및 수도권 지역 뉴타운·재개발 사업의 구조조정이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서다.

현재 서울시가 사업 초기 단계의 뉴타운·재개발 구역 610곳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가 끝나면 출구전략의 핵심인 지구지정 해제가 이어질 예정이다.

사업이 취소되면 그동안 사업에 쓰인 비용(매몰비용) 문제가 남는다. 시장에 혼선이 불가피하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실종됐다. 유력 대선 주자들의 재개발·재건축 관련 공약이 활성화 방안보다 출구전략에 맞춰져 있어 새 정부가 들어선다 하더라도 시장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서다. 한 가지 희망적인 전망도 있었다. 가격 하락세가 다소 멈출 것이란 전망이다.

J&K부동산투자연구소 권순형 소장은 "올해 값이 워낙 많이 떨어져 내년에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의 하락세가 다소 둔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 뉴타운·재개발 사업의 구조조정이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도 재개발 시장 전망도 어둡다. 사진은 서대문구 아현뉴타운 전경.

재개발 매몰비용 문제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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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뉴타운·재개발 시장의 핫이슈는 단연 매몰비용 문제가 될 것으로 보임. 지구지정 해제가 잇따르면 그동안 사업을 꾸려오면서 사용한 비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갈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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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경우 추진위원회(사업초기단계) 단계의 사업이 취소될 경우 최대 70%까지 지원할 예정. 예산 39억원을 투입하기로 함. 시는 193개 정비구역 가운데 20% 39개 구역이 내년에 추진위를 해산할 것으로 보고 있음.

-하지만 시가 39개 구역에 최대 70%를 지원할 경우 필요한 예산은 1048000여만원임. 즉 예산이 부족한 데다 앞으로도 막대한 재원이 소요될 전망이어서 지원이 끝까지 이뤄질 것인지는 불투명. 현재 서울 시내 260개 추진위의 사용비용은 총 997억원으로 추정. 이 가운데 50%가 해산된다고 가정하면 서울시의 부담금액은 349억원, 30%가 해산하면 209억원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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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조합단계의 사업장까지 매몰비용의 70%를 지원할 경우 3000억원 안팎의 재원이 더 필요해. 조합의 사용비용은 13000~16000억원 가량으로 추정, 이 가운데 30%가 해산할 경우를 기준으로 산출한 금액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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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나 인천은 그나마도 없어 난항을 겪고 있음. 기금을 다른 용도로 쓴 경우 많아 사실상 지원 어려움.

뚝뚝 떨어지는 재개발 지분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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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지분은 계속 추락 중.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010 3.3㎡당 2556만원이었던 지분값은 2011 3.3㎡당 2522만원으로 하락했고 올해는 3.3㎡당 2458만원으로 2500만원대가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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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합정·성수전략정비구역, 강동구 천호뉴타운, 종로구 돈의문뉴타운,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등은 올해 5~10%의 지분가격 하락을 기록하며 시장 침체 여파를 크게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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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부동산 침체 속에 재개발 지분 하락이 두드러지는 것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뉴타운 출구전략과 맞물렸기 때문. 서울시가 추진하는 지구지정해제에 따른 불확실성 등으로 가격이 계속 하락. 지분 가격 하락에도 거래량이 적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면서 가격 하향 안정화 추세가 굳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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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부터 본격화된 수도권 재개발과 뉴타운 구조조정 바람이 올해 안에 최종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전망. 서울의 실태조사 대상이 610곳이나 되고 해제대상 선별작업이 완료되기까지 최소 6개월~1년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따라서 구조조정 절차가 안정적으로 마무리되는 2013년까지는 투자심리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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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처분인가, 착공, 분양 등의 사업 막바지 단계에 있는 재개발 구역들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 왕십리뉴타운 등은 미분양으로 여전히 고전 중. 초기 분양가가 높았(3.3㎡당 1900만원대)기 때문. 하지만 할인분양에도 미분양 소진 속도 더뎌.

내년 재건축 시장 지지부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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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시장도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전망. 전문가들은 특히 재건축 시장에서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는 곳이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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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개포지구는 전세난 우려로 사업시기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강동구 고덕지구는 시공사와 무상지분율(조합원 보유 대지지분 대비 공짜로 받을 수 있는 집의 넓이)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음.

-조합원들이 공짜로 받는 면적을 넓히기 위해서는 일반분양가를 높여야 수익성을 맞출 수 있는데, 요즘 같은 경기에 분양가를 올리면 미분양 우려가 커지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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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과천주공 아파트의 경우 조합설립인가 등 최근들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주공2단지가 고덕지구와 같은 이유(무상지분율)로 시공사를 구하는 데 실패하면서 다른 단지들도 타격을 받고 있음. 또 이미 재건축을 마친 주공3단지 등의 값이 계속 추락하는 상황인데다 인근에 시세보다 싼 보금자리지구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사업이 쉽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

재건축 수익성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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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아파트값은 현재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이거나 다소 높은 수준에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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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아파트값이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좋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기존 아파트값이 많이 떨어지면서 기준선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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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분석을 해보면 개포주공 1단지 조합 측이 예상한 재건축 시뮬레이션 자료에 따라 50㎡형 보유자가 새 아파트 전용 84㎡형을 배정받을 경우 추가부담금 없이 오히려 평균 400만원 가량을 돌려받을 것으로 추산. 50㎡형의 권리가액(기존 토지 및 주택에 대한 가치) 104200만원인데 반해 전용 84㎡형의 조합원 분양가는 102700만원부터 책정돼 있기 때문. 권리가액보다 조합원 분양가가 낮아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어. 때문에 7억원짜리 기존 아파트(주공1단지 50㎡형)를 사두면 향후 10억원짜리 새 아파트(조합원 분양가 기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면서 3억원 가량의 차익이 예상됐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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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인근 도곡 렉슬 아파트 전용 84㎡형 가격 최근들어 10억원선 무너져. 현재 시장 상황이 어렵다 하더라도 새로 짓는 아파트의 값이 향후 10억원은 될 것이라는 기대치가 있었기 때문에 재건축을 앞둔 단지들의 값이 크게 하락했더라도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졌었음. 하지만 10억원이라는 기준선 마저 무너지면서 매수세 실종, 거래 더 어려워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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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께 시장이 다소 살아날 것으로 전망.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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