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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네 번째의 재확인|유엔 정위 통한결의안 채택의 의의|예기치 않았던 성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유엔」총회 정치위원회는 제20차 총회 폐막식을 몇 시간 앞두고 미국 등 13개국이 공동으로 제안한 통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표결내용을 보면 찬 62, 반 12, 기권 29, 결석 14표. 지난 18차 총회 때는 미국 등 14국 공동 결의안이 찬 64, 반 11, 기권 22였는데 이를 이번 총회표결 결과와 비교해 보면 찬성이 2표 줄었고 반대가 단 한 표 뿐, 반면 한국문제에 무관심을 표시한 기권 또는 결석이 대폭 증가한 셈이다.
이러한 표결 경향은 총회 본회의에서도 그대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제 19차 「유엔」총회는 재정 분규 때문에 기능이 마비됨으로써 정국문제를 토의하지 못했다. 한국문제가 「유엔」에 연례행사처럼 상정되기 시작한 이래 14번째로 「남북한 토착인구 비례에 의한 「유엔」 감시하의 자유총선」이란 우리 정부의 통한결의안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이번 내용은 우리가 처한 국제적인 여건을 고려한다면 예기치 못했던 외교적 성과라고 평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이번 총회를 앞두고 「유엔」 외교사상 가장 큰 시련을 겪어야만 했다. ①아시아 아프리카 진영에서 한국문제를 해묵은 「냉전 의제」로 취급하려는 경향 ②월남파병으로 아·아 중립국의 표를 얻기가 힘들었으며 ③총회 제 1위원회 의장이 헝가리 대표로 한국문제에 관한 한 고의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해 왔고, 여기 설상가상으로 제1위원회가 처리해야 할 요건이 산적됨으로써 야간회의를 강행 끝에 겨우 한국문제가 토의되었다.
미국·일본 등이 적극적인 협조를 하지 않았던들 한국문제는 이번 총회에 상정조차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일반의 관측이다.
여하간 정부는 중공의 「유엔」 가입 가능성이 전에 없이 짙은 제 21차 총회 이전에 급전하는 국제정세에 대응하는 새 「유엔」 대책을 수립하지 않는 한 예기치 않았던 결과가 나타날지도 모른다.
이와 때를 같이해서 북괴의 「유엔」 권위와 권능을 수락하겠다는 통고를 예상, 탄력성 있는 정책을 세워야겠다는 얘기가 외교 통 사이에 유력해지고 있다.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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