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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교양의 입문서-칸트<최재희 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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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마누엘·칸트」는 보통 근대의 철학자들 중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나 자신은 이러한 평가에 동의할 수 없으나 그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은 어리석은 것일 것이다.』익살로 유명한 「러셀」경의 말이다.
「칸트」는 모든 철학도가 한번은 꼭 통과해야 하는 현대 철학에의 관문이다.
현대의 분석철학, 과학철학, 실존사상을 가릴 것 없이 「칸트」에 관한 기초지식이 없는 곳에 든든한 기반이 있을 리 없다.
그러나 「칸트」의 사상은 그 중대한 의의를 널리 인정받고 있는데 비하면 너무나 까다롭다.
이미 오래 전부터 절실히 느껴진 것이 「칸트」를 의한 입문서였다.
최재희 박사의 근저「칸트」는 우리 나라의 철학적 교양을 위해 빠진 앞니처럼 아쉽던 이참고 도서의 공백을 메웠다.
다년간 「칸트」연구의 조예를 쌓은 저자가 스스로 이러한 요구에 응했다는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다.
제 1장 「생애와 성격」제 2장 「시대적 및 사상적 배경」에서 저자는 「칸트」철학의 인간적인 경력과 주변을 더듬어 우선 그의 어려운 사상의 산령에 이르는 지형의 부감도를 제시했다고 하겠다. 세밀한 환경 묘사와 일화 등은 이 철학자에 대한 친근감을 돋우어줄 것이다.
제 3·4·5장은 그의 삼대 비판 서를 요령 있게 정리해서 「칸트」의 원서를 직접 읽을 때에 많은 초 학자들이 당황하게되는 몇 가지 기본 개념과, 술어, 예컨대 이성과 이념, 선험적 자유와 실험적 자유, 경험적 실재성과 선험적 관념성 등의 상호관계를 알기 쉽게 풀이하고 있다.
제 6장 「항구평화의 이념」과 제 7장 「칸트철학의 발전과 현대적 의의」는「칸트」가 한갓 고전으로서 협의의「칸트 연구가」들의 조종 노릇만 하는 사람이 아니고 현대의 산 철학정신과 심지어 세계 대전 후에 더욱 다급해진 항구 평화에의 전 인류적 희원에 대해서 얼마나 깊은 내적인 연결성을 띠고있는가를 보여준다. 「룬스」(D, Runes)도 UN 헌장이 단적으로 「칸트」의 「항구 평화론」에 입각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의 고매한 평화에의 이상은 현대의 많은 정치가와 국민의 가슴속에 횃불처럼 밝은 희망을 주고 현실을 개선하려는 힘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하겠다. 조가경 <서울 문리대부교수·철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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