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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가 지방 부동산시장 불쏘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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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세종시와 함께 올해 지방의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을 이끈 혁신도시. 충주 등 전국 10곳에 이르는 혁신도시는 서울·수도권 인구 집중을 완화하고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2005년 계획된 도시다.서울·수도권에 몰려 있는 정부 기관을 혁신도시에 분산 배치해 균형발전의 틀을 놓겠다는 게 목표다. 다만 당초 계획에는 이전 공공기관이 175개에 달했지만 현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으로 유사 기관이 통·폐합돼 최종 148개 기관이 이전한다.이 같은 혁신도시 개발 사업은 당초 계획보다는 늦었지만 순항 중이다.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9개 기관이 이전을 완료했고, 올해 말까지 제주혁신도시 국토해양인재개발원을 포함해 5개 기관이 이전한다.이전 기관 148곳 중 102개 기관은 이미 청사 착공에 들어갔거나 완공됐다. 정부는 연내 모든 이전 기관이 청사를 착공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모든 이전기관 청사 착공

148개 이전 기관을 수용하는 혁신도시는 11개 광역 자치단체별로 건설되고 있다. 수도권과 행정중심 복합도시가 들어선 충남은 제외되었고, 광주와 전남은 공동으로 혁신도시를 건설 중이다.

11월 말 현재 혁신도시 부지 조성은 전국 평균 95.5%로 대부분 도시에서 연내 부지 조성이 완료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혁신도시를 지역 성장의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단순히 정부기관만 이전한 게 아니라 지역 내 관련 기업·대학·연구기관 등을 유치해 혁신도시를 광역 경제권 내의 거점 도시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게 잘 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충주 등 일부 혁신도시를 제외하고는 기업 등에 용지분양조차 안되고 있다. 하다못해 학교와 공공청사 등을 짓기 위한 공공용지 매각도 부진한 실정이다.

혁신도시 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학교 등을 지을 수 있는 전국 혁신도시 내 공공용지 867000㎡ 중 매각된 용지는 절반도 안되는 322000㎡다(9월 말 기준).경북혁신도시의 경우 주택용지·근린생활용지·종교시설·유치원용지 등은 모두 팔렸지만 상업용지의 분양률은 30%도 안된다. 정부는 설명회 등을 열며 투자자 유치에 나섰지만 기업도시 및 크고 작은 산업단지와 중복 투자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에도 아파트 분양 이어져

용지 분양이 쉽지 않지만 혁신도시에 대한 전망은 나쁘지 않다. 사실 입주 초기부터 제대로 모습을 갖추는 신도시는 드물다. 수도권 신도시만 해도 입주 초기에는 아파트만 덜렁 있어 학교나 편의시설 이용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정부는 혁신도시 역시 우선 정부기관과 아파트 등 주택이 입주하면 기업이나 관련 기관 입주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함께 지방 부동산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당장 올해만 해도 혁신도시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높은 청약 경쟁률 속에 인기리에 팔렸다. LH 9월 경남혁신도시에서 내놓은 공공분양 아파트(1779가구)에는 2981명이 청약했다. 투자 열기도 느껴진다.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혁신도시 주변 위주로 아파트 값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해 경매시장에 나온 혁신도시 예정지 행정구역의 아파트 물건을 조사한 결과 낙찰가율이 지난해보다 13.7%포인트 오른 82.1%로 집계됐다.올해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74.1%,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이 76.8%에 비하면 꽤 높은 편이다.

특히 투자 열기를 짐작할 수 있는 척도인 신건 낙찰률도 혁신도시는 16.8%에 이른다. 신건은 경매에 처음 나온 물건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전국 신건 낙찰률은 10.1%에 불과했다.

투자 땐 완공시기 잘 따져야

전문가들은 혁신도시가 지방 부동산 시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최근 정부는 관련 계획안 변경을 통해 혁신도시에 투자 열풍이 일고 있는 오피스텔 신축을 허용,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분양될 것으로 예상된다.여기에 정부기관·아파트 입주가 맞물려 본격적인 투자 바람이 불 전망이다. 한 컨설팅업체 대표는 “세종시에서 증명됐듯 정비기관 입주가 시작되면 혁신도시 부동산 시장이 다시 한번 들썩일 것”이라고 내다봤다.전남·대구혁신도시 등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도 이어진다. 당장 이달에는 KCC건설이 울산 우정혁신도시에 KCC 스위첸 아파트 428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부영은 한국전력이 옮겨갈 광주·전남 혁신도시에서 사랑으로 아파트 1478가구를 내놓을 계획이다.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혁신도시는 쾌적한 주거환경에 공기업 이전에 따른 잠재적 주택 수요가 풍부해 세종시와 함께 지방 분양시장을 이끄는 양대 축”이라며 “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미니 신도시급 계획도시여서 현지 실수요자들의 관심도 높다”고 설명했다.국토해양부는 내년에도 약 2만여 가구가 신규 착공할 것으로 추정한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실수요자라면 기관 이주 일정, 아파트 분양가, 교육시설, 교통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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