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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전교조 위원장 “싸움 안 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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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신임 위원장에 강경파인 김정훈(48) 전북지부장(남원중 과학교사)이 당선되면서 전교조의 대정부 투쟁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석웅 현 위원장이 속한 온건파와 달리 김 당선자가 속한 강경파는 대화를 통한 교섭보다는 단체행동과 같은 투쟁노선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2014년 12월 31일까지다.

 당선이 확정된 7일 밤 김 당선자는 “입시경쟁 교육의 폐해를 고치기 위해 전교조의 나아갈 길을 분명히 하겠다”며 강경 입장을 예고했다. 선거 과정에서 그는 지난 6년간 집행부를 이끌어 왔던 온건파에 대해 “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고 필요할 때 곁에 없었다”며 “머리로만 교섭하고 투쟁을 방기하는 노조로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소위 민중민주(PD) 계열로 통하는 강경파가 집행부를 구성했던 2006년에는 한·미 FTA 반대 투쟁, 교원평가 저지 등 강경 노선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2007년 이후 민족해방(NL) 계열로 불리는 온건파가 집행부를 구성하면서 전교조는 ‘길거리행동 지양’ ‘투쟁노선 탈피’ 등을 내세웠다. 대화를 통한 정부와의 교섭, 다른 단체와의 연대 등도 중시됐다.

하지만 김 당선자는 현 집행부에 대해 “친전교조 교육감 시대 큰 변화의 흐름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며 “친전교조 교육감의 노둣돌 역할, 주저할 때 견인하는 노력이 필요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취임 직후에 교원평가·학업성취도평가·성과급제도 등 친전교조 교육감들과 마찰을 빚었던 정부 정책들을 즉각 폐지토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나아가 특목고 폐지와 고교평준화 확대까지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교조 내부에서는 강경노선에 대한 견제 목소리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전교조 관계자는 “통합진보당 사태 때 현 지도부가 같은 NL계열인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옹호하는 듯한 입장을 취해 조합원들의 불만이 많았다”며 “조합원들이 꼭 강경 노선을 찬성하기 때문에 김 후보가 당선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윤석만·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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