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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살시체를 자살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목에 교살된 상처가 뚜렷한 변시체가 발견, 곧 신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서로 자기 관할이 아니라고 우기다가 나중에는 자살로 보고 우물쭈물 처리하려다 신고 후 10시간만인 2일 하오4시 타살혐의가 짙어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재 수사에 나섰다.
2일 상오7시쯤 최옥엽(25·동대문구 창신동436) 여인이 발견, 구두닦이 김현구(26)군에 의해 신고된 이 여인변시체는 복개 공사중인 청계천 흙탕물 속에「러닝샤쓰」와「팬츠」만 입은 채 하늘을 보고 반드시 누여있었다. 검시한 삼성의원 원장 이완근 박사가 사인불명이라는 진단을 내린 이 변시체는 2일 상오0시쯤 죽은 것으로 추측되었고 목에 약15「센티」가량의 가는 줄의 상처와 왼팔에 시계 줄 자국 같은 흰 흔적, 국부에 약4「센티」가량의 상처가 있었고 손이 깨끗한 인상으로 보아 공무원이나 회사원으로 추측되고 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의사진단이 사인불명이라 했음에도 자살로 기입 보고하여 단순히 시체해부 결과에만 의뢰하는 미온적인 수사를 벌이다가 이날 하오4시에야 뒤늦게 수사에 나섰으나 3일 정오 현재 신원조차 파악 못하고 있던 중 경찰은 월남 후 독신으로 전전하던 이상호(30·주거부정)씨로 보고 수사에 나서고있는데 이는 이상호씨와 함께 품팔이하던 김충남(28·동대문구 청량리1동)씨가 경찰에 인상착의가 비슷하다고 증언해옴으로써 단서를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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