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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의 다리」 건너 즐거워라 학교 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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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청주=이희천 주재기자]충북 두메 국민학교 한 어린이와 박정희 대통령의 영식 지만군이 서로 주고받은 동심의 「펜팔」이 열매맺어 개울물을 끼고 돌던 학교 길에 우정의 다리가 놓여졌다.
29일 박대통령은 「청원군 현도면 죽전리 옥포국민학교 7백 60여명 어린이들이 마음놓고 학교 갈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어라」고 공사비 5만원을 충북도에 전달, 신명순지사는 다시 이 돈을 김봉석 청원군수에게 보내 빠른 시일내에 공사를 끝내어 어린이들의 불편을 덜어주라고 긴급지시를 내렸다.
박대통령이 이 공사비를 보내기까지에는 옥포국민학교 한 어린이와 지만군 간에 오간 흐뭇한 동심의 사연이 얽혀 있다.
지난 10윌 중순 옥포국민학교 5학년 1반 안봉춘(10·죽전리 안승갑씨의 2남)군 등 5·6학년 어린이들은 서울에 수학여행을 다녀 왔다. 안군은 호화로운 서울시내 국민학교의 시설이며, 꿈속 같은 서울시가 풍경에 온 마음을 사로잡히고 말았다.
그러나 한편 그들은 자기학교 환경이 머리에 떠올랐을 때는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이 터질 듯 했다.
집에 돌아온 안군은 서울에 수학여행했던 감상이며, 대통령을 아버지로 둔 지만군에게 그들의 다리 없는 학교길 사연을 편지로 띄웠다. 부모님과 유지들이 성금을 거둬 놓다가 중단된 옥포다리와 죽전다리가 공사비 5만원 때문에 중단됐다는 것을 지만군에게 알린 것이다 "서울은 낮과 같이 밝아 이런 곳에서 살며 공부를 했으면 얼마나 좋으랴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러나 나는 시골 어두운 등잔불 밑에서 삼형제가 공부를 하기 때문에 전깃불이 아쉽지만 우선 더 급한 일은 우리학교 7백여 어린이가 학교가는 길에 큰 내가 있어 여름철이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해마다 한 둘씩 학교길에서 물에 빠져 죽은 동무들을 생각하며 이 글을 쓴다."
이 글을 받아든 지만군은 낯선 친구의 편지였지만 다 같은 어린이의 딱한 처지를 아빠·엄마인 박대통령 내외분께 보여 주었다. 이를 받아 본 박대통령 내외는 티없는 어린이들의 오간 우정의 편지에 감동되었고 지만군의 청을 들어 다리를 놓도록 공사비를 보내게 됐다는 것이다. 29일 하오 안군은 "대통령각하, 고맙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저희들 7백여 어린이도 꼭 대통령과 같이 훌륭한 사람이 되겠어요. 지만군 하고는 더욱 친하게 지내겠어요"'라고 박대통령과 지만군에게 감사편지를 또 보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선생님들과 7백여 어린이들은 「지만군 만세」를 부르며 모두들 환성을 올렸다. 옥포다리(27미터)는 70%, 죽전다리(14미터)는 3O%의 공사가 진행됐는데 대통령이 보낸 공사비 5만원을 받으면 더 춥기 전에 공사를 끝내 어린이의 불편한 통학이 해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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