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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는 쏴도되고 '은하-3호'는 안되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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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이지스함 ‘묘코’(오른쪽)와 ‘콘고’가 6일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비한 해상 배치형 요격미사일 SM3를 탑재하고 나가사키현 사세보항을 출항 하고 있다. SM3는 탄도미사일을 탐지해 대기권 밖에서 격추시킨다. 일본은 이지스함을 동중국해에 2척, 동해에 1척 배치할 예정이다. [사세보 AFP=연합뉴스]

우리는 나로호를 쏘는데 북한은 왜 은하-3호를 쏘면 안 되나. 국내 진보진영의 주장이다. 북한의 자주적 우주개발 권리를 그대로 인정하자는 입장인 셈이다. 과연 그럴까. 북한의 장거리 로켓을 둘러싼 잘못된 인식을 문답식으로 풀어본다.

 Q. 똑같은 위성이라면 우리는 나로호를 쏴도 되는데 왜 북한은 왜 은하-3호를 쏘면 안 되나.

 A. 북한이 자기들 위성의 이름을 은하로 짓든, 심지어 우리와 똑같이 ‘나로호’라고 지어도 발사하면 불법이다. 북한은 로켓을 개발해 핵무기 운반 수단에 이용하려고 하는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안보리 결의안 1718호와 1874호는 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북한의 위성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중국도 2일 “우주이용 권리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의 제한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Q. 그럼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그때는 로켓을 쏴도 되나.

 A. 2005년 합의된 9·19 공동성명에 따라 북한이 모든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 복귀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의무를 다할 경우, 각국의 평화적 우주이용 권리에 따라 위성을 실어 로켓을 쏠 수 있다.

Q. 우리 나로호와는 뭐가 다른가.

 A. 인공위성 발사체와 장거리 미사일은 기술적으로 동일하다. 로켓에 핵이나 무기 등 탄두를 결합하면 탄도미사일, 위성을 탑재하면 우주발사체가 된다. 또 북한 미사일은 하이드라진이라는 연료를 쓴다. 산화제로는 사산화이질소를 사용한다. 이 물질들은 상온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미사일로 전용하는 것이 훨씬 쉽다. 반면 한국의 나로호는 앤체 케로신을 쓰고 산화제로는 비등점이 영하 185도의 극저온 액체산소를 쓴다. 이 때문에 군사용, 즉 미사일로 사용할 수 없다.

 Q. 로켓인가, 미사일로 불러야 하나.

 A. 북한은 미사일 발사 실험을 위성 발사로 위장하고 있다는 게 국제사회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장거리 미사일’이라는 용어로 통일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로켓 발사는 사거리 1만㎞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부도 5일 “4월 발사된 은하 3호의 1단 로켓 연소 시간(130초)을 계산한 결과 성공했다면 사거리가 1만㎞에 달했을 것”이라며 “이번 로켓 역시 은하3호와 동일한 만큼 같은 목표일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발사된 대포동2호의 1단 로켓 연소 시간은 112초였고, 사거리가 670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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