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0년’ 사람은 무엇을 위해 로또를 사는가?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 것이다. 로또를 한다는 것, 어쩌면 바보스러울 수도 있지만 희망이란 어차피 그런 것이다. ‘언젠가는 되겠지’ 믿으며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이다. 당장 ‘꽝’ 됐다고 낙담하거나 원망할 것도 없다. 로또는 원래 그런 것이니까. 지푸라기란 잡고 매달리면 끊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언젠가 단단한 여섯 묶음의 지푸라기를 붙잡을 날이 오겠지’하며 희망을 가지는 것도 삶의 소소한 행복 아닐까?”

최근 인터넷 상에서 유행하고 있는 국내의 한 로또복권 정보 업체(lottorich.co.kr) 게시판에 “로또는 그런 것이다”라는 제목으로 이 한 편의 글이 올라왔다. 로또에 희망을 품는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서민인 까닭일까? ‘로또구매’를 우리의 옛 속담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 비유한 이 글에는 많은 공감의 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네요. 저는 왜 이제야 알았을까요?”(행운의정, 쭈니뿌잉뿌잉, 거단달마, 현상금사냥), “매주마다 새로운 희망의 시작이니, 당장 오늘에 너무 낙담 마시고 모두들 힘냅시다.”(하늘천사, dkdltm03, leesuk5937) 등등.

계속되는 경기불황. 지난 1997년 IMF라는 국가적 위기 이후 15년이 흘렀다. 그 사이 우리는 ‘경기가 좋아졌다’는 말을 들어본 일이 있는가? 오히려 그때보다 살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말이 나오는 요즘이다. 그럴수록 사회의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고, 그것은 다시 말해 서민 경제가 더더욱 피폐해지고 있음을 방증(傍證)한다.

이러한 시대와 이러한 사회에서, 로또복원의 열풍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도박? 사행성?’ 많은 논란이 있어왔지만, ‘옳다, 그르다’ 또는 ‘맞다, 틀리다’는 등의 소모적 논쟁을 하기에는 이미 지난 10년 동안 로또는 대중으로부터 매우 큰 사랑을 받았다. ‘로또’라는 콘텐츠에 얹힌 대중의 희망이 그 만큼 큰 것이다.

다시 말해 그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라면, 너나할것없이 대중이 품은 마음이라면, 이제 와 그에 대한 시비의 잣대를 들이밀어봐야 큰 의미는 찾기 힘들다. 오히려 ‘어떻게 보다 나은 복권 문화를 창조하고 건전하게 로또를 즐길 것인가?’ 하는 고민이 지금의 현상 속에서는 더욱 생산적이지 않을까?

같은 맥락으로, 위 게시판에 올라온 또 다른 글 한 편이 눈길을 끌고 있다. ‘기호3번’이라는 필명을 쓰는 이 네티즌은 “(로또) 추첨과 결과 발표가 있는 날 당첨이 되지 않으면 ‘아, 나는 오늘 또 좋은 곳에 기부를 해 기분이 좋구나’ 하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도 인간이기에 매번 기부만 하게 되니 속상할 때고 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희망을 가지고 돌아오는 토요일을 기다리며 행복해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어 “나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도 같은 마음, 같은 심정일 것이라 생각한다. 생활이 힘들고 어렵고 고달파도, 그럴수록 우리가 바라는 로또 당첨을 위해 항상 희망의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즐겁게 내일을 기약하자”며 다른 이들을 응원하고 격려했다.

‘한탕주의, 인생역전, 대박’, 우리는 쉽게 ‘나쁜 것’이라고 지적하지만 ‘로또’를 그런 테두리 안에만 가두고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물론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로또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은 이미 로또를 건전하게 즐길 줄 안다. 심지어 그들이 로또를 통해 ‘한탕’을 꿈꾼다 할지라도, 단돈 5천원, 1만원을 투자하면서 ‘대박’의 꿈을 이루는 미래를 수줍게 상상하는 즐거움까지 과연 비난 받아야 하는 것일까?

로또에도 분명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판단은 물론 각자의 몫이다. 그러나 로또 문화는 10년이라는 세월과 함께 이미 우리 사회 전반에 녹아 들어있다. 그 까닭을 간과하거나 대안도 없이 그저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 그 일장일단을 어떻게 취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더욱 진지하게 이뤄져야 할 시점인 것만은 분명하다.

해당 로또복권 정보 업체(lottorich.co.kr) 관계자는 로또를“서민들, 경제적 약자들의 소소한 희망이자 한주의 행복이며, 즐거운 상상을 제공하는 오락문화이자 단돈 1,000원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일종의 재테크”라고 설명하며 “당사는 보다 선진적인 로또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또 로또라는 콘텐츠를 통해 더욱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르며, 해당기관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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