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인터뷰] 가수 데뷔한 안재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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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욕심이 좀 많아요."

'야인시대' 막바지 촬영을 마친 안재모(24)가 최근 '마이 데스티니'(나의 운명)란 제목의 음반을 내고 가수로 정식 데뷔했다.

서울 강남구 케이블TV 방송사인 KMTV 로비에서 만난 그는 '현대 청년'으로 변모해 있었다. 물들인 머리, 목을 감싼 아이보리색 터틀넥 스웨터, 그 위에 롱 데님 코트를 걸친 그에게서 일제시대의 주먹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사진 기자가 들이댄 카메라 앞에서 눈에 힘을 주며 자연스럽게 표정을 잡는 그에게선 다시 '야인시대' 냄새가 풍겼다.

안재모는 부드러운 얼굴선을 갖고 있다. 웃을 때 남들이 흉내내기 어려울만큼 귀여운 입매를 갖고 있는 것도 그의 특징이다. "너무 웃지 않으려 노력하는 거 아닙니까"하고 물으니 "음, 제 이미지 컨셉이 '카리스마'라서요"라며 농담하곤 스스로 웃음을 참지 못한다.

"요즘엔 일부러 웃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근데 그게 쉽지만은 않네요. 이러면 사람들이 쉽게 다가오지 못할텐데…. 제가 원래 차분하면서도 쾌활한 성격이에요. 낯을 좀 많이 가리기는 하지만요."

요즘 가수와 연기자, 두 길을 걷는 연예인들이 적잖다. 흔히 '만능 엔터테이너 시대'라고도 하지만 이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많다. 가장 큰 지적은 연기로 얻은 인기를 음반장사로 연결시키려는 장삿속이란 것이다. 그게 우리 현실이다. 따라서 안재모의 가수 데뷔 역시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다. 그를 만나 제일 들어보고 싶었던 것이 바로 이런 시선에 대한 반응이었다.

"제가 욕심이 많아요.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싶었고요." 그의 대답이다.

촬영 때문에 바빴을텐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음반을 낼 수 있었을까. 많은 이들이 갖는 궁금증이다.

"음반을 준비해 온 지 2년됐어요. 제가 '야인시대'에 바친 시간이 8개월이었으니 이보다 훨씬 전부터 준비해 온 셈이죠. 돈 벌려는 욕심으로 번갯불에 콩 궈먹듯이 만든 게 아닙니다. 연기가 가장 좋지만 노래도 포기할 수 없을 뿐이에요."

그의 대답은 계속 이어졌다.

"허영 때문에 가수한다는 얘기를 듣기 싫었어요. 그래서 더욱 정성을 들였죠. 수록곡이 리믹스를 포함에 모두 19곡이에요. 좀 많죠? 그런데도 솔직히 모든 곡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는 연기와 음악에 대해 "둘 다 감정이 제일 중요하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라고 말했다.

"일상에서, 혹은 연기로 모두 표출할 수 없었던 감정을 노래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는 것이다.

'야인시대' 촬영을 다 마치기 전에 음반을 선보인 까닭에, 그는 촬영뒤 가져야 할 달콤한 휴식시간도 건너뛰었다. 12일 자신의 노래를 처음 공개하는 방송('생방송 SBS 인기가요')을 눈앞에 두고도 음반을 여기저기 소개하러 다니느라 하루에 서너 시간밖에 눈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인 체력이 되니까 버틸 수 있다"고 말했지만 그가 욕심 때문에 무리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최근 그는 몸무게가 약간 불었다. 건강에 이상신호가 왔기 때문이라는 병원의 진단을 받았다. 휴식과 치료가 필요한 때 고통을 감수하고 일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첫 방송을 앞둔 소감요? 긴장되죠. 즐긴다고 생각하고 극복할래요."

현재 '마이 데스티니'와 '한사람을 위해' 두 곡을 동시에 선보이고 있는 그는 조만간 영화 촬영에도 몸을 던질 계획이다. 스피드(speed)와 스릴을 유난히 즐기는 그가 연기와 노래에서도 '가속 페달'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2집, 3집, 4집 계속 음반을 발표하고 싶다"는 그가 음악팬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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