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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캣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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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캣츠/T S 엘리엇 지음, 김승희 옮김/문학세계사, 6천8백원

유명 뮤지컬 '캣츠'의 원작이 된 우화 시집으로 원제목은 '노련한 고양이에 관한 늙은 주머니쥐의 책'(Old Possum's Book of Practical Cats)이다.

저자 T S 엘리엇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황무지)의 바로 그 시인이다. 엘리엇은 특유의 절망적 어조로 현대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캣츠'는 경쾌한 리듬과 유쾌한 묘사로 인간을 풍자하는 우화 시집이라 어둡지도 읽기에 어렵지도 않다. 그래서 시집을 따라 읽다보면 왜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이 시집을 읽고 난 뒤 뮤지컬로 제작하게 됐는지 알게 된다. 웨버는 뮤지컬 '캣츠'의 작곡자다.

"젤리클 고양이는 검고 하얗다네/젤리클 고양이는 아담한 체구/젤리클 고양이는 명랑하고 발랄해/젤리클…젤리클…."

영국 사회를 풍자하려는 엘리엇의 의도대로 등장하는 고양이 하나하나가 개성을 띠고 있다. 매우 게으른 늙은 고양이 '검비', 매력적인 반항아 고양이 '럼 텀 터거', 극장 고양이 '거스'….

다만 영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국내 독자에게는 책이 재미없을 수도 있다. 마치 '강남'의 실제 의미를 모르는 외국인이 관련된 글의 제 뜻을 알 수 없듯이.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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