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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생들에게 취업의 문을 열어 주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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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제 다시 대학 졸업생들이 취직의 좁은 문을 두드리는 우울한 시즌을 맞이하였다. 해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오늘날 우리 나라에서 취업의 기회를 얻기란 참 어려운 일이지만, 오랜 시일을 두고 정신적·물질적으로 다대한 비용을 들여가면서 형설의 공을 쌓아올린 본인과 학부형의 초조한 마음은 두말 할 나위도 없거니와, 사회적으로도 이들 유위한 인재를 활용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은 큰 손실이다. 우리는 이들 젊은 세대의 활동은 그대로 국가 번영의 앞길을 판가름한다는 점을 숙고하여 그들에게 꿈 많고 희망에 찬 전도를 활짝 열어 줄 수 있도록 사회의 각 분야에 대하여 비장한 노력을 경주하여 주기를 새삼 간청하는 바이다.
아무리 일하는 해를 강조하여도 일터가 그리 흔하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며 그 일터를 얻은 사람조차 근로 보수로써 생계를 유지 할 수 없는 위장 실업자에 불과하다는 것이 우리 고용의 딱한 질적 내용인 것이다. 이제 원칙론으로 공업화에 주력하여 농촌인구를 도시인구로 옮겨야 되겠다든지, 또는 노동집약적 투자로써 현상에서나마 고용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을 써야 되겠다든지, 또는 급한 대로 노임 살포정책을 쓴다든지 하는 여러 정책도 우리의 고용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고용의 애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오늘의 우리의 정치적·경제적·사회적 문제의 태반은 스스로 해결되었다고 낙관 할 수 있을 만큼 중대한 민족적 과제임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다. 지성을 가진 사회계층이 일종의 산업예비군의 노릇을 하면서 거리를 방황하는 현상자체가 경제발전을 저해함은 물론이요, 사회적 긴장을 자아내고 도덕적 추락을 초래하며 충천하는 신생국의 발전적 정기를 마비시키는 요인인 것이다. 우리는 일각의 지체 없이 이 민족적인 유휴재보를 동원하는 방법을 실천할 것을 전국민에게 호소한다. 이것은 정책당국에서 늘 강조하는 민간 자본동원에 못지 않는, 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한 자원동원인 것이다. 자원은 국내에 있는 것이다.
고용을 해결하는 최대의 책임은 당국에 있다. 정부는 취업기회를 넓히기 위하여 산업개혁과 고용정책을 직결하여 문제의 핵심을 푸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여 주기를 재삼 강조 할 뿐이다. 또한 본인들도 심오한 지식을 더욱 가다듬으면서 사회가 요청하는 실력을 닦는데 배전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될 것이다. 스스로 돕지 않는 자를 누가 도울 수 있겠는가. 끝으로 졸업생을 받아들이는 우리 나라의 업계에 일언코자 한다. 많은 업계의 신규채용의 능력은 한정돼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신세대를 가꾼다는 것이 사회안정과 보다 높은 발전의 초석이 된다는 원대한 안목을 가지고 많은 사람을 채용하기들 거듭 부탁한다. 내일의 큰 발전을 위하여 오늘의 적은 희생을 감수하여야 된다는 것은 현명한 기업정신의 윤리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다시 사회의 연대책임을 강조하면서 모든 국민이 따스한 마음으로 그들 피해의 세대를 맞아주기를 간곡히 부탁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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