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첫날 5~10% 급락 몇주내 회복"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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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권거래소와 나스닥시장이 17일 거래를 재개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은 온통 앞으로 미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거래 재개 첫날 미국의 다우지수 움직임은 테러사건 이후 크게 출렁이던 세계증시에 나침반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 미국 증시를 좌우할 주요 변수와 이들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 등을 짚어본다.

국내외 증시 전문가들은 17일 미국 시장이 일단 급락세로 출발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다만 하락 폭과 기간에 관심이 쏠리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향후 미 주가 향방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 단기급락 후 반등 전망이 우세=미 증시는 주초반에 급락를 면치 못하겠지만, 후반들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볼룸버그통신은 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 다우지수가 개장 첫날 10% 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다드 앤 푸어스는 "테러사태로 시장이 혼란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미 증시가 수 주일내에 테러 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 이라고 내다봤다.

S&P는 경기침체로 고통을 겪고있는 미국이 테러집단에 대해 빠르고 강력하게 응징을 끝낼 것이라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또 미국 정부가 이번 사태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소비지출 및 기업투자를 활성화시킬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최소 0.5%포인트의 추가금리 인하를 앞당겨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걸프전 당시 주가하락 추세가 4개월여 지속됐음을 상기시키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으로 미루어 주가의 단기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이번 사태로 미국시장에 잠겨있던 유럽 등 외국 투자자금의 해외이탈이 본격화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미국에는 지난 8월말 현재 1조 달러에 이르는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이 들어와 있다. 일본의 국제(國際)증권에 따르면 이중 일시에 빠져나갈 수 있는 핫머니(단기 투기자금)만 1천6백억달러선에 달한다.

대우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에 앞서 지난 13일 문을 연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채권값이 급등한 것은 이미 현금 등 안전자산으로의 주식투자 자금이탈이 시작된 것으로 봐야한다" 고 말했다.

◇ 테러사건의 미 업종별 영향=보험, 증권, 투자은행 등 금융업종과 항공, 관광, 레저 및 오락, 유통, IT업종 등의 주간는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료 및 제약업체와 군수방위업체, 건설업체들의 주가는 테러 피해와 보복전쟁 이후 복구사업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대응=대신증권은 이번주 종합주가지수가 420선까지 하락한 뒤 4백대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조덕현 한화증권 투자전략팀 차장은 "이번주는 '위기가 기회' 라는 공격적 투자보다는 '소나기도 피해가자' 식의 보수적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고 주장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조용찬 연구원은 "주가조정 때마다 배당투자 관련종목, 낙폭이 큰 내수관련 업종 대표주, 우량 건설주 등을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할 듯싶다" 고 말했다.

임봉수기자 ibso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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