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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6시 2세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신나게 놀아 야죠" 해맑은 젊음 가득>
17, 18세는 되었을까? 고등학교 2, 3년생 또래 소년 7명에 여학생 3명이 끼여 있었다. 일요일(10월17일)의 북한산 유원지는 가을을 찾아 나온「하이커」들로 초만원이었다.
10대들은 유쾌하게 떠들어 댔다. 이웃에 신경을 쓸 필요는 없었다.「트럼피트」가『라라라라랄라라…』「네벌 언 선데이」를 불어대자「기타」반주에 맞춰 이들「젊음」은「트위스트」를 추어댔다. 방송이 남학생중엔 검은 작업복상하에「워커」구두가 있는가 하면 새빨간「샤스」도 있고 찢어지고 해진 바지도 있었다.「슬렉스·스타일」의 여학생들도「남학생」을 느끼지 않는 듯 거리낌 없이 함께 어울렸다. 어울려져 춤추는 모습엔 티가 없었다. T(18세)군은『놀때는 신나게 놀아야죠, 젊은 오늘을 불태우는 겁니다』라고 서슴없이 말했다.
302호 전차가 화신앞에 멎었다. 이른 새벽 시계는 5시10분. S여고 제복의 두 여학생이 차에서 내리자 바지런한 걸음으로 안국동쪽으로 걸어갔다.

<입시 수험반을 위해 새벽5시에 첫 수업>
그들은 E학원으로 들어갔다. 새벽 입시반은 첫 수업이 5시에 시작된다. 어지간한 시민은 아직 한밤중인줄 알고 곤히 자고있는 시각. 그러나 입시수험반 강의실에는 30여명의 학생들이 눈에 등잔불을 켜고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었다.
시내엔 숱한 학원이 있다. 공인만도 57개소. 그 대부분이 새벽반을 두고 있다. 학원에 강습받으러 다니는 학생수가 l만4천3백여명을 헤아린다.
그 대부분은 하오나 저넉반엘 나간다. 그러나 새벽 강의를 받는 학생도 전부 헤아리면 근1천명은 된다고 한다.

<대범한 중학1년생 도서관서 저녁까지>
김수동 (W중학 1년)군은 l7일 아침 7시쯤 해서 시립남산도서관에 닿았다. 집은 종암동. 『아직 1학년이지만 미리미리 공부해야겠기에』집에서 새벽 6시에 나왔다고 했다. 도서관에선 7시에 대기표를 내준다. 표를 받고 한시간반 남짓 밖에서 책을 보면 9시에 개관.
들어가서 공부를 한다고 했다. 이래저래 공부하다 보면 저녁까지 도서관에 있게 된다고 했다.
지난해 U국민학교에선 과외수업을 시켰다. 학교당국이 시켰다느니 보다 불안한 자모와 담임선생이 하기로 했던 것.

<20만원의 과외수업 건강나빠 결국실격>
학생이 40명. 자모들은 매달 20만원을 거둬 선금으로 담임에게 주었다.
그런중의 이군은 모범생, 수석에 가까운 어린이였다. 이군은 A중학에 응시했다가 과외의 보람도 없이 떨어졌다. 불합격의 이유는 자명했다. 학과는 좋았지만 건강이 말이 아니었다. 그는 2차로 X중학에 합격했다. 이쯤 되자 부모는「공부」를 채근하지 않았다. 이군도 놀며 학교에 다녔다. 1학기 성적이 나왔을 때 64명 한반의 52등이었다. 놀란 부모는 가회동 집에서 불광동에 사는 담임선생집에 아들을 맡겼다. 이군은 지금도 담임집에서 학교에 다닌다.「터부」가 많은 나라 학생에겐 올바른 이해아닌 편견이 머리 속 깊숙이 심어져 있었던 것이다.

<서울2세 백67만명 말썽꾸러기도 많아>
서울의 2세가 1백67만, 학생인구만도 1백5만6천여명을 셈한다.
그 중엔 휴일을 마음껏 즐기는 학생도 있고 말썽꾸러기도 있게 마련- 그래서 흔히들 기성은 2세를 걱정한다.
그러나 공부하는 학생이 옳고, 휴일 하루를 젊음을 발산시키는 학생은 그르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 어른들이 공부하란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
다만 2세를 이해하고 어른의 생각아닌 젊은 마음이 되어 곁에서 편견없는 바른 물길로 접어들도록 도와주는 것 만이 소중하다.
그리고 우리의 2세는 기성들이 걱정하는 것 보다 훨씬 보람차게 자라고 있다. 내일을 향해. <구> 【컷·옥영만군】 <차회는「한강을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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