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살해·유기한 엄마, 시신싣고 6시간 드라이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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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저수지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는 최모(37·여)씨가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아들의 시신을 담는 데 사용한 가방을 아들 살해 후 구입한 게 아니라 아들과 함께 집을 나갈 때부터 미리 준비해 나갔다고 최씨가 진술을 바꿨기 때문이다. 최씨는 또 아들의 시신을 친구 차에 싣고 6시간 동안 드라이브를 한 뒤 시신을 유기했다고 경찰에서 새로이 진술했다. 최씨는 2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됐다.

 최씨는 지난달 30일 경찰에 검거된 뒤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한 공원에 아들과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아빠가 보고 싶다’고 보채자 공원 화장실에서 아들을 때렸는데 숨지고 말았다”며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자백했다. 최씨는 또 아이가 숨진 것을 보고 인근 가게에서 가방을 구입, 시신을 담아 버스와 택시를 타고 주남저수지에 가서 큰 돌멩이 2개를 함께 넣고 물속에 버렸다고 진술했었다. 하지만 최씨는 2일 오후 진행된 조사에서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아들과 함께 진해의 집을 나오면서 빈 여행용 가방을 미리 챙겨 나왔다”고 진술했다. 아들 살해 뒤 인근 매장에서 샀다는 최초 진술을 뒤집은 것이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최씨가 계획적으로 아들을 살인하고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는 또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친구 정모(42·여)씨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을 남편한테 보내 쓸쓸하니 드라이브를 하자”며 공원으로 불러낸 뒤 정씨의 남편 서모(45)씨가 운전하는 차 드렁크에 시신을 담은 가방을 싣고 밀양과 동읍 일대를 돌아다니며 6시간 동안 드라이브를 했다고 자백했다.

 최씨는 사건 당일 오후10시쯤 주남저수지에 도착해 “가방에 담긴 옷가지 등 쓰레기를 버리고 오겠다”며 가방을 들고 내린 지 20여 분 만에 빈손으로 승용차에 돌아왔다.

창원=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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