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시 문학의 공간, 고향 양구에 둥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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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구도자로서 부끄럽습니다.”

 1일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동수리, 파로호 상류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 위치한 ‘이해인 시 문학의 공간’ 개관식. 이해인(67) 수녀는 이렇게 말했다. 양구군이 마련한 이해인 시 문학의 공간은 3층 건물 1층에 있다. 2층은 ‘김형석·안병욱 철학의 집’이다. 시의 공간, 철학의 집 두 곳의 개관식이 이날 함께 열렸다. 이 수녀는 “많은 사랑을 받아 이런 공간이 이렇게 꾸며진 것은 감사한데, 구도자이고 아직 살아 있는 입장에서 여러가지 많이 의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수녀는 “마음이 뭔가 허허롭고, 딱히 의지할 데가 없을 때 마음을 맑게 가꾸고 정서를 순화하는데 시와 이 공간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구가 고향인 이 수녀는 방명록에 ‘날마다 새롭게 고맙게 기쁘게 최선을 다하는 시간의 구슬을 아름답게 꿰어가게 하소서’란 글을 남겼다.

 이해인 시 문학의 공간에는 그의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 등 시집을 비롯해 소장품이 전시됐다. 한편 1세대 철학자를 기리기 위해 마련한 김형석·안병욱 철학의 집은 2층을 태극문양으로 나눠 꾸몄다.

김형석(92) 전 연세대 교수는 “좋은 시설을 만들어 줘 감사하다”며 “이곳이 양구와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좋은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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