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 여파…해외건설수주 감소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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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러 대참사로 인해 세계경제 침체가 예상되면서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수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있다.

특히 이번 테러의 배후로 중동국가가 지목돼 미국의 보복공격이 있게 되면 이지역에 진출한 국내 업체와 근로자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14일 건설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번 미국 테러 대참사로 금융시장이 기능을 상실하면서 금리인상과 주식시장 침체를 불러오는 등 세계경제가 위축돼 중동.아시아 지역의 건설공사 발주물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8월말 현재 국내 건설업체의 금년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43건에 25억1천2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66건 32억1천800만달러의 78% 수준이다.

금년 수주액을 지역별로 보면 중동지역이 12억7천500만달러로 50.8%이며 아시아지역이 9억5천만달러, 그외 지역이 2억8천700만달러로 절반 이상이 중동지역 물량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테러 대참사에 대한 보복의지를 천명하면서 중동지역에 전운이 감돌아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공사입찰에 필요한 보증서 발급을 꺼리고있다"며 "이로인한 수주 감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유엔이 이라크와 리비아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해외건설수주액은 97년 140억3천200만달러에 달하기도 했으며 이후 98년에 40억5천500만달러, 99년에 91억8천900만달러, 작년에 54억3천300만달러로 줄었으며 금년에는 이보다 줄어든 48억달러로 예상된다.

건교부 안팎에서는 미국이 테러 대참사에 대한 보복공격에 나설 경우 중동지역의 발주량이 급감해 금년 해외건설 수주액은 최악의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현재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15개사가 이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오만. 이집트. 리비아. 튀니지 등 중동 10개국에서 공사를 하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근무중인 국내 근로자는 2천988명으로 추산된다.

건교부는 지난 12일 대책회의를 갖고 중동지역에 건설현장을 갖고 있는 건설업체에 대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 대책반을 구성해 비상연락망을 확보하고 공사현장경비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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