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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사태 10문10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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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쿠데타」의 밀물이 휩쓸고 지나간지 꼭 보름- 인니사태는 육군이 주도권을 잡았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반공열풍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격동을 거듭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9·30」사태의 고된 홍역에서 치유되기는 아직 멀었으며 오히려 이제부터가 정말 문제의 시작인 것 같다. 이제 인니사태와 관련된 열가지 문제를 풀어본다. <외신부>

<①수카르노의 현 위치는>
9·30 사태이래 영도력이 상당히 약화됐으나 아직도 집권하고 있다. 현재 주도권을 쥐고 있는 우익군부도「수카르노」에 대해 불만은 있지만, 독립투쟁의 어버이며 이때까지 전 국민으로부터 추앙을 받고 있어 그를 괄시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익군부 집권이 고정된 다해도 그가 상징적인 국가원수자리를 누릴 공산이 크다.「수카르노」는 사태를「쿠테타」전의 원점으로 회복시켜 계속 강자의 자리를 누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②누가 실권자인가>
표면상으로는「나수티온」국방상이 실권을 쥐고 있는 것 같지만,「쿠데타」분쇄에 가장 큰 공을 세웠으며 피살된「야니」육상의 후임으로 임명된「수하르토」소장이 바짝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당분간은「나수티온」「수하르토」「팀」이 실권을 갖겠지만, 자칫하면「나수티온」은 애급의「나기브」의 꼴이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③군부의 동향은 어떤가>
육군·해군·경찰은 대체로「나수티온」국방상 영도에 따르고 있는데 문제는 공군의 향배이다. 450대를 가진 공군에는 공산세력이 상당히 침투해 있어「운퉁」중령도 공군의 지원을 가장 기대했었다. 현재 공군도 뚜렷한 반「나수티온」행동으로 나오지 않고 있으나 대규모의 내란이 일어난다면 그 향배를 예측 할 수 없다.

<④PKI의 움직임은>
「운퉁」의「쿠데타」실패로 제1회전에서 큰 타격을 받은 것은 틀림없으나「아이디트」가 거느리는 3백만당원과 1천만의 동조자를 가진 PKI의 힘은 아직도 무섭다. 친 중공노선으로 기울어진 PKI를 차제에 개편하여 군부와 정면충돌을 피해보자는 이야기도 있으나 문제는 간단치 않을 듯.「수카르노」가 우선회 못하는 것도 PKI의 압력 때문이다.

<⑤나사콤 체제란 무엇인가>
「수카르노」집권체제의 바탕으로 국민당(민족주의),「나흐다툴·울라마」당(회교도), 공산당의「이니셜」을 딴 것.「NASAKOM」즉 이 3당개 정립의 정상에서「수카르노」는 종신집권을 꾀했는데 이번「쿠데타」로 근간이 흔들리게 됐다.

<⑥장기 내란화 할까>
공당의 태도여하에 달려있다. 군부의 탄압이 더 강화되고「나사콤」에서 PKI가 발판을 잃을 때 이들은 무력항쟁으로 나올 것이다. 특히 중부「자바」「세레베스」에는 PKI가 강력한 세포망을 갖고 있어「아이디트」의 명령만 떨어지면「게릴라」전을 개시할 것이다. 이런 장기 내란을 막기 위해「수카르노」나 우익군부가 공당 분쇄에 발벗고 나서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⑦중공은 관여 했을까>
PKI가 친 중공적이라는 것. 공산당원 수색에서 중공제 무기와 비밀지령문이 나왔다는 것. 주은래가「쿠데타」발생을 미리 상고했다는 점등으로 미루어 간접적으로 관여한 확증이 드러났다. 심지어「아이디트」당수를 비롯한 PKI간부가 현재 북평에 있다는 소문도 있다. 여하간「쿠데타」실패는 반사적으로 중공에도 그만큼 타격을 준 셈이다.

<⑧대외정책 달라질까>
현재의 우익군부가 집권할 경우, 집권은 아니라도 발언권이 강대해질 경우라도 인니의 대외정책만은「수카르노」노선을 도습할 공산이 크다. 국내적으로는 우경화하지만 대외적으로는 급격한 우선회란 기대하기 어렵다.「쿠데타」분쇄 후, 육군당국이「라만」수상의 양국국교 재개제안을 일축한 것을 보아도 이를 알수 있다. 그러나 서방측과의 관계가 종전보다 좀 개선될 전망은 있다.

<⑨제3세력권의 귀추는>
이미 한풀간 제3세력권 즉 중립진영의 국제무대에서의 성가는 이번「쿠데타」로 더 타격을 받았다. 인·「파」전으로 말미암은「샤스트리」수상의 실세와 함께 이번「수카르노」의 무력화는 중립진영의 구심점을 거의 잃게하였다. 따라서 11월5일에 예정된 아·아회의도 그 의의를 태반은 상실하였다.

<⑩「쿠오바디스」 인니>
아직 속단할 수는 없지만 현재의 격정이 어느정도 식으면「수카르노」를 상징적 원수로 앉히고 불안하나마「나사콤」체제가 그대로 유지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새로운「나사콤」체제에서는 우익군부의 발언권이 크게 강화되고 비대했던 PKI권한은 축소될 것이다. PKI도 1948년의「마디움」반란실패의 고배도 있고, 또한 일보후퇴 이보전진을 노리는 의미에서 무력항쟁으로 맞서지 않고 그런대로 이런 타협에 응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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