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육수로 말은 잔치국수, 등산객들에 입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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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매 식당의 잔치국수?모듬전(위). 삼남매 식당 약도(아래).

“‘삼남매 잘 키워보자’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에요.”

 최근 광덕산(사) 1주차장에 ‘삼남매식당’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 집 주인 강희준(45)씨와 딘티틴(27·베트남) 부부는 7년 전 결혼해 슬하에 삼남매를 두었습니다. 식당 문을 열기 전 강씨는 실력을 알아주는 목수였습니다. 그런데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일거리가 줄어 3남매 키우는 일이 버거워졌다고 합니다. 그러다 한 달 전 고향인 광덕에 삼남매식당 문을 열었습니다. 비록 몇 달 동안 문을 닫아 놓은 허름한 가게였지만 소자본으로 시작하는 사업이라 메뉴개발에 힘을 쏟았습니다. 강씨는 어머니가 멸치와 동태 뼈, 각종 야채를 넣어 우려 낸 육수에 국수를 말아 주실 때 가장 맛있게 먹었던 기억을 떠 올렸습니다.

그래서 매인메뉴는 잔치국수로 정했습니다. 하루 한 끼는 국수로 해결할 만큼 좋아하는 음식이고 등산객들에게도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육수 맛을 제대로 내려면 재료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남는 게 없어요” 투덜대는 강씨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또 ‘모듬전’ 요리는 삼남매식당만의 특별 메뉴입니다. 설이나 추석날 차례나 지내야 맛 볼 수 있는 동태전은 막걸리 한잔과 가장 잘 어울리는 안주입니다. 가마솥에 끓여 내놓는 홍합탕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돕니다.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강씨의 아내 딘티틴씨는 7년 동안 시어머니에게 전수받은 매운 대구탕, 김치찌개, 된장찌개, 동태찌개, 두부김치, 도토리묵 등 요리솜씨를 마음껏 뽐내고 있습니다. 삼남매식당의 가장 큰 장점은 시어머니의 손맛을 정직하게 재현해 내고 있는 딘티틴씨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강씨는 3형제 중 둘째로 태어났지만 고교졸업과 함께 일찌감치 가장 노릇을 해야 했습니다. 몸이 아픈 형을 대신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38살이 돼서야 결혼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겨우 한국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한 18살 연하의 아내와 함께 식당 문을 열면서 “삼남매 잘 키워보자”고 각오했으니 손님들 대하는 마음가짐이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강씨 부부는 “장사가 잘 될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 맛있어 또 와야겠다는 손님이 늘어 자신감이 생겼어요”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습니다. 개업한지 한 달 밖에 안됐는데 주말이면 손이 모자랄 정도라니 정말 다행입니다. 단골손님이 전체 손님의 80% 정도 된다 하니 입 소문이 나는 건 시간문제 같습니다. 문의 041-523-7729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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