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친구·선후배 얼굴 빚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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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기원씨가 지인들의 얼굴을 빚은 두상(頭像)들을 가지고 29일부터 ‘아름다운 얼굴전’을 연다. 얼굴을 그린 소묘들도 함께 전시한다. [프리랜서 장정필]

조각가 이기원(50)씨가 29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광주시 북구 일곡지구 남도향토음식박물관 1층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13번째 개인전이고, ‘아름다운 얼굴전’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조각은 청동·테라코타·석고로 빚은 두상(頭像) 26점을 놓는다. 작품의 주인공들은 작가의 친구와 선후배 등이다. 선배 화가가 결혼 16년 만에 딸을 얻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에 흙을 가져가 빚은 것도 있다. 얼굴 소묘(드로잉) 24점도 함께 전시한다. 이씨는 “오늘날 내가 입체뿐만 아니라 평면 작업도 병행할 수 있었던 것은 10년이라는 대학 입시 준비기간에 씨름했던 소묘와 수채화 덕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홍익대 서양화과에 입학하려고 7수(修)를 하다 조각으로 전공을 바꿔 27세 때 전남대 예술대학에 입학했다고 한다.

 이씨는 전시 작품들에 대해 “내가 살면서 만나고 접한 사람들의 얼굴을 만들고 그렸다”며 “얼굴 외연의 형태를 파악하는 것보다는 매끄럽게 다듬지 않고 터치들을 겹쳐서, 쌓여진 지나 온 시간의 흔적들을 추적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의 삶의 궤적을 드러내는 그 자체로 독립성을 갖고 있지만 결국은 사람들의 독립된 형상을 통해 내 삶의 여정을 얘기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서석고와 전남대 미술학과(조소 전공)를 졸업한 그는 광주 동구 산수동에 작업실을 가진 전업작가다. 3·1만세운동을 한 최현숙(김양균 변호사의 어머니) 여사 동상 건립과 5·18국립묘지 상징조형물 제작 등에 참여했다. 전시 문의 010-9613-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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