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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덕 … 날개 달린 부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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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29일 겨울세일을 하고 있는 서울 서초동 금강제화 강남점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 금강제화는 이번 세일기간 부츠 상품 매출이 지난해의 두 배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진 금강제화]

금강제화는 최근 부츠 3만 켤레를 긴급 생산했다. 평년 한 해 전체 생산량인 10만 켤레의 30%에 해당하는 양이다. 다음 달 2일까지 11일 동안 열고 있는 겨울 세일에서 부츠 판매가 확 늘어 긴급 생산을 했다. 지난해 12일간의 겨울 세일 동안 팔린 부츠는 총 85억원어치. 그러던 것이 올해엔 1주일 만에 1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추위 덕을 봤지만, 경기 침체를 고려해 신제품 값을 낮춘 효과도 톡톡히 봤다. ‘르느와르’ 브랜드의 신제품 부츠를 23만8000원으로 정했다. 지난해 비슷한 신제품은 27만8000원이었다. 이처럼 이번 신제품들은 지난해에 비해 10~18% 저렴하게 내놨다. 세일 기간엔 여기에서 20~30%를 더 할인한다. 이런 가격 전략에 추위가 겹쳐 매출이 크게 늘었다.

 부츠가 구두 업체들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경기가 가라앉은 데다 건강을 챙기려 운동화를 신고 걸어서 출근하는 이들까지 많아지면서 울상을 짓던 구두 업계가 부츠 덕에 매출을 회복하고 있는 것.

 백화점 구두 코너에서는 부진했던 판매를 부츠가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선 올 들어 10월까지 구두 상품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달 매출은 1년 전보다 13.4% 증가했다. 일반 여성구두보다 비싼 부츠가 많이 팔렸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들어 구두의 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15% 증가했다. 부츠 판매가 39% 늘어나면서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서울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선 23일부터 일주일 동안 진행한 ‘겨울 슈즈 대전’이 부츠 덕에 신기록을 냈다. 일평균 매출이 올해 들어 진행한 행사 중 최고 금액을 기록한 것이다.

 백화점들은 탄력받은 부츠 판매를 더 끌어올릴 작정이다. 롯데백화점은 21개 브랜드가 참여해 총 3만 켤레가 나오는 부츠 행사를 벌인다. 최대 70%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내놓는다. 어그부츠만 모아 놓은 ‘어그존’도 마련했다. ‘베어파우’ 제품은 4만9000원, ‘아지닥’은 5만9000원에 판매한다.

 금강제화는 배우 고준희가 광고해 인기를 끄는 ‘르느와르’ 부츠와 양털이 들어 있는 부츠처럼 인기 있는 제품을 중심으로 물량을 늘렸다. 9만9000원짜리 정장화 같은 일반 할인상품을 부츠에 곁들여 내놨다. 부츠를 사러 왔다가 다른 상품까지 사는 ‘부츠 집객효과’를 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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