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세로토닌 증진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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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최근 들어 소아비만이 급격히 느는데, 우리 아이들이 속한 사회나 개인적 삶의 조건과 무관하지 않다. 소아비만의 원인은 한 가지로 규명하기 힘들만큼 다인자적이다. 소아비만은 생활습관의 비뚤어짐이 외에도 필연적으로 자존감의 저하와 우울증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소아비만 아동은 세로토닌이 부족하다.

관련하여 소아비만아동의 세로토닌 혈중농도가 정상체중 아동보다 낮다는 연구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아비만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대개 우울감이 내재되어 있어 나는 비만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고치는 인지치료와 심리치료를 함께 병행하고 있다. 심리적 안정의 성숙도와 체중감량은 항상 비례한다.

아이들은 소아청소년시기 내내 성장의 과제를 가지는데 학업스트레스와 관계스트레스가 겹치고 이를 뒷받침해줄 가족자원의 지원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아이 스스로 감당해야 할 적응 부담이 커지면 우울감이나 우울증에 빠질 가능성도 높다. 아동기 우울증은 등교 거부나 공격적 행동, 비행으로 청년기 우울증은 무기력, 무감각, 약물남용 등의 외적 발현으로 나타난다. 이런 우울증의 한 발현이 음식에 대한 탐닉과 이를 통한 스트레스 해소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에 깊이 관여하는 호르몬이 세로토닌이다.

우울증 치료제 역시 이 세로토닌의 재흡수에 관여하는 약물들이다. 모든 우울증 환자는 세로토닌 증강제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데, 따라서 세로토닌의 저하가 우울증을 일으키는 주원인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우울증 약을 써야겠지만, 생활에서 세로토닌 증진법을 실천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더 효과적이고 치료 속도도 빠르다. 한 연구에서는 우울증약인 프로작보다 규칙적인 운동요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밝혀진 바도 있다.

세로토닌을 높이는 몸맘뇌 성장법

첫째, 세로토닌을 높이는 고급단백질을 규칙적으로 섭취한다.
단백질은 근육, 피부, 뼈, 머리카락 등의 신체조직을 구성할 뿐 아니라 효소, 호르몬, 항체를 생산해 체내물질 균형을 이루는 성분이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성장부진이나 면역력 저하와 같은 각종 건강문제에 시달릴 수 있다. 특히 세로토닌, 멜라토닌, 엔도르핀과 같은 각종 호르몬의 주원료가 단백질이다. 따라서 단백질이 부족하면 다양한 호르몬 이상을 겪을 수 있다. 실제 과학적으로 단백질 부족은 우울증을 유발한다. 또 필수아미노산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음식에서 얻을 수밖에 없으므로, 과식하지 않는 선에서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우유, 달걀 등의 동물성단백질을 잘 공급해야 한다. 일주일에 2-3회 정도 기름기를 뺀 육식은 건강을 위해 권장할 사항이다.

둘째, 걷기를 규칙적으로 하고 30분 일찍 잔다.
걷기는 최고의 운동요법이다. 활기차게 걸으면 발과 온몸의 신경들이 골고루 자극되어 뇌에서 엔도르핀이나 세로토닌 같은 신경안정 호르몬들이 분비되게 한다. 엔도르핀은 행복한 느낌을 만들고, 세로토닌은 안정감을 준다. 또 걷기는 주로 외부에서 날씨가 좋은 때 실천하기 때문에 햇볕을 쬘 수 있어 멜라토닌 분비기능도 향상된다. 멜라토닌은 아시다시피 대표적인 항우울제이다.

만약 걷는 곳이 숲이나 나무가 많은 녹지라면 금상첨화다. 자연의 초록빛은 우리 뇌파를 가장 안정되게 만드는 색깔이다. 또 숲의 불규칙한 모양의 사물들 역시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 최고의 세로토닌 강화법은 숙면이다. 30분만 더 푹 자라. 조금 일찍 잠에 들고 조금 늦게 잠에서 깨라. 일주일간 수면 시간을 체크해 평균을 내고, 거기에 30분만 더 수면 시간을 보태라.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코호흡, 수면양말, 따끈한 우유 한 잔, 족욕이나 각탕, 반신욕 등의 방법을 활용하면 된다.

셋째, 호르몬 피드백학습을 매일하라.
세로토닌 저하증은 자존감 저하나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심한 스트레스는 우울증으로 직결된다. 자존감이 떨어지거나 자기비하가 심한 사람들이 우울증이 심한 이유도 이런 자기공격 심리가 몸속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호르몬을 고갈시키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은 결코 스스로 알아서 분비되는 물질이 아니다. 다양한 심리적 자극과 긍정적 마음가짐으로 일깨우는 호르몬이다. 스트레스를 낮추고 세로토닌 분비에 도움이 되는 학습, 독서, 명상, 취미생활 몰입 등에 우리 아이의 시간과 여유를 할애해야 한다.

부정적 감정이나 스트레스를 상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마음속에 긍정적인 마음을 채워 부정적 심리들이 들어설 자리를 없애는 것이 더 효과적인 일이다. 긍정적 마음가짐은 삶과 주변에 대한 적극적인 심리적 대응으로 얻을 수 있다. 사소한 일에도 감사하기, 남 배려하기, 자주 웃기, 충분한 스킨십, 서로 칭찬하기와 같은 긍정적인 생활방식을 교육하라.

넷째, 우리 아이를 성장시키는 비교를 하라.
우선 우리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삶의 기준과 수치들을 조금 낮추기 바란다. 이는 실패나 좌절이 아니다. 삶은 성공이나 성취보다 관계, 사랑, 이해로 더 많이 충만하게 채워질 수 있다. 성공보다는 삶의 질이나 남은 삶을 채울 수 있는 여유와 성찰에 더 주목하기 바란다. 따라서 이제 인생관이나 가치관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무엇을 이루자’, ‘달성하자’였던 가치관을 ‘주변과 함께 공존하자’, ‘내 안의 내면을 살피자’와 같은 새로운 가치관과 마인드로 리모델링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낮춰진 기준으로 우리아이들을 쳐다보자. 아이들의 숨어있던 장점들이 눈앞으로 달려들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 엄마와 아빠들은 지금까지 우리 아이들의 단점과 옆집 아이의 장점을 비교하는데만 익숙하다. 그래서 생긴 말이 엄친아이다. 자, 이제 조바심을 벗고 우리 아이의 장점과 옆집아이의 단점도 비교해보자. 구태여 옆집 아이의 단점을 들추기 싫다면 우리 아이의 장점 열 가지만 찾아보자. 얼마나 우리 아이가 대단한가? 쾌재를 부를 것이다. 이것은 잘 키운 엄마, 아빠에 대한 상이기도 하다.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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