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한국축구의 전망-박정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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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그 말 많은 한국축구도 이젠 한시름 놓게 됐군요.』 현 집행부와는 관계가 없지만 축구협회의 이사직으로 부터 부회장까지 지낸 박정휘씨는 「오늘의 축구」를 이같이 한마디로 평했다.
『최근 「메르데카」 축구대회에서 우승한 것이라든지 「아시아」의 최강인「이스라엘」의「하포엘」「팀」에 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은 전망의 밑받침이 아닐까요.
그러나 이런 자부심은 금물입니다. 한국 축구가 한때 말을 많이 듣게된 것은 바로 이러한 낙관과 자부심 때문이지요.』 박정휘씨는 1960년 한국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이스라엘」에 이긴 것이 오히려 축구발전에 장애가 됐다면서 「승리의 자부심」에는 항상 나태가 따르기 마련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때 승패에 구애되지 않고 「이스라엘」「팀」의 높은 수준에 자각심을 가졌더라면 동경 「올림픽」에서 그렇게 참패하지는 않았을게요. 문제는 어느 국제대회이건 간에 승패에 구애되지 말고 상대국의 실력향상에 주목해야합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이겨야한다는 과잉 승리 욕이 필요 없다는 게 박씨의 지론이다.『요즈음 외국인 「코치」 초빙문제를 둘러싸고 시비가 많더군요. 반대하는 사람들은 외국「코치」보다 시급한 것이 운동장 시설이라고 말하는데 나로서는 많은 난관이 있으나 하루속히 외국 「코치」를 불러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의 기본「테크니크」와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우리의 실정은 외국 「코치」를 받아들일 단계가 아니지만 낙후된 축구수준을 한시바삐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외국 「코치」를 데려와서 기본부터 지도, 단시일 내에 외국수준에 까지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축구「팀」의 빈번한 외국 원정에도 따끔한 한마디를 잊지 않았다.
『국내 「붐」을 일으키려면 외부의 자극이 필요합니다. 그러니「메르데카」축구대회라든가 「아시아」청소년대회 같은 데는 안나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불필요한 단일 「팀」의 외국원정은 삼가야겠지요. 차라리 그런데 소요되는 경비와 노력을 「아시아」청소년대회에 쏟아 내일의 부흥을 이룩해야 할 것입니다.』<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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