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될 거북선 모형-낭원식씨의 조형학적 연구 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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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철갑선의 선구인 이 충무공의 거북선이 여태 까지 전해지는 모양과는 색 다른 구조로 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국방 사학회 회원 낭원식씨는 조선학적인 면에서 거북선을 분석하고 그가 추정하는 바에 따라 거북선의 새 모형을 만들었다. 그는 25일 하오4시 중앙공보관에서 그의 견해를 밝히는 발표회를 갖는다.
임진란 당시 왜군으로 하여금 전율케 한 거북선의 구조는 사실상 의문점이 많았다. 1795년에 간행된 충무공 전서에 나오는 모형도는 임진란보다 2백년 뒤의 것 일 뿐만 아니라 사 측면에서 본 부정확한 그림이기 때문에 옛 모습을 어렴풋이 짐작케 할 따름이다. 이 점에 착안 사료를 중심으로 조선학적 구조와 기능을 연구한 낭씨는 이제까지 상식화한 거북선의 모형이 그릇되어 있음을 알아냈다. 즉 그는『그림과 같은 둥그스름한 배로는 전투용 공격함의 기능을 하기 어렵다』고 다짐하였다. 충무공 전서에 보이는 그림은 거북선이 거북의 실제모양처럼 둥그스름하고 붕긋하다. 그러나 실제 척수는 전장이 약 백 척, 선 폭이 25척 정도, 높이가 약10여 척이 됨으로써 길쭉한 배 모양을 갖추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림의 거북선은 현호가 직선이지만 실제는 궁형인 까닭에 전장과 노축판 및 선 폭이 더 길고 넓어지기 마련이다. 뿐더러 거북선의 잠수기능에 대해서도 의문스러우며 당시의 기술로선 불가능 한 것으로 보고있다. 거북선 자체의 무게를 1백 30톤으로 가정하면 그만한 저수 「탱크」시설이 문제되는 것이다.
또한 거북선이 좌충우돌하여 적선을 충돌 파괴하였다는 종래의 성능에 대해서도 수정할 바가 있다고 그는 지적하였다. 곧 덕판에 걸쳐놓은 닻과 위로 내민 구두는 그 충돌 가능성을 희박하게 하는 점이다. 일반적인 역사기록은 귀두에서 불을 뿜고 포를 쏘았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전장 백 척에 그 구두가 4척밖에 안 되는 곳에서 발포한다는 것은 구조상으로나 성능으로 보아 전혀 불가능한일이다. 구두의 용 두상은 단지 행운과 위세를 상징하는 장식일 따름이다. 또한 좌충우돌에는 노의 문제가 있다. 그림에는 측면의 포혈 바로 밑에 노가 설치되어 있는데 실제 포와 노를 동시에 조작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점은 거북선의 당파 전술에 많은 의문을 제기 한다고 낭씨는 말하였다. 그는 전하는 이야기대로 거북선의 성능이 우수하려면 보다 큰 규모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아니면 사료가 불확실한 것이리라고 단정하였다. 또한 거북선의 돛이 한 개로 알려져 있는 점도 수정되어야 한다고 지적, 2개라야만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게 된다고 말하였다.
현재 전해지고 있는 거북선은 충무공 당시의 것(전라수영)을 비롯하여 이후의 통제영 것과 전라좌수영 것 등 세 가지가 있다. 낭씨는 충무공 전서에 의해 전라좌수영의 거북선을 검토하여 이 충무공 당시 것을 추정 해 내고 있는데 앞으로 구조상의 제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거북선의 속도와 적재량 등도 밝힐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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