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영화시대 신민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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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산고」로 또다른 기대를 갖게 하는 영화배우 신민아. 양파처럼 껍질을 벗길수록 신비하고 표현할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오는 그녀. 스크린에 첫 데뷔한 아름다운 무채색 신민아를 만나자.

낯선 그녀, 신민아
낯선 느낌이 들었다. 몇달 전 그녀를 만났을 때와는 또다른 느낌. 뭐랄까, 좀더 눈빛이 강해지고 성숙해지고….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에서 당돌한 반항아 연기를 할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영화 「화산고」에 너무 빠져 있어나 보다. 웃지도 울지도 않는 그냥 무표정한 얼굴. 여전히 아름다운 것만 빼고 그런 그녀가 낯설다.

무표정한 눈빛 연기
10개월. 긴 것 같기도 하고 짧은 것 같기도 하고. 데뷔작이라는 부담 갖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너무 욕심 부리면 탈나는 법. 「화산고」에서 그녀가 맡은 ‘빙옥’은 뛰어난 미모와 검술을 자랑하는 여학생. 겉으론 강해 보이지만 내면은 아주 여리다. 영화 속에서 대사는 그리 많지 않다. 중요한 건 표정 연기. 잡지와 CF에서 갈고 닦은 표정 연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영화 or 드라마
드라마 한 편, 영화 한 편. 연기가 어떤지, 영화가 좋은지 드라마가 좋은지 묻지 않았음 좋겠다. 하지만 영화 찍는 내내 느꼈던 건 따뜻함. 겨울, 봄, 여름을 지나는 동안 춥지도 덥지도 않았다. 날카롭게 연기를 지적해주는 감독님의 꾸중이 따뜻했고, 함께 연기한 연기자, 스테프. 모두가 좋았다. 그래서인지 몇 시간 동안 와이어 줄에 매달려 있어도, 몇 시간을 달려 촬영 장소로 가는 길이 힘들지 않았다.

후회, 민아는 진행중
촬영할 땐 몰랐는데 끝나고 나니 생각이 많아진다. 좀더 열심히 할걸, 그땐 왜 그렇게 연기하지 못했을까.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중요한 중간고사 시험보고 나온 기분이다.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후회와 아쉬움만 남는다. ‘더 잘할 수 있다. 나는 진행중이다’라는 마음으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한발 한발 내딛고 싶다는 영화배우, 신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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