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중부 카파도키아에는 자연과 시간, 인간이 함께 빚은 비경이 펼쳐져 있다. 시작은 대규모 화산 폭발과 땅을 찢어놓은 지진이었다. 황폐한 대지는 기나긴 세월 비바람에 깎여 기기묘묘한 형상으로 가득해졌다. 부드러운 아이스크림과 거대한 버섯, 숲이 울창한 계곡이 넓은 대지를 수놓았다. 인간이 이런 곳에 깃들지 않을 리 없다. 초기 기독교도는 로마제국의 박해를 피해 지하로 숨어들고, 동방정교회 수도사들은 깊은 계곡에 굴을 파고 명상에 들었다. 화산재가 굳은 응회암은 손쉽게 팔 수 있었다. 자연과 인간이 합작한 경관은 예술가의 영감을 자극했다. 영화 ‘스타워즈’, 애니메이션 ‘개구쟁이 스머프’의 배경이 되었다. 다른 별 같은 풍광 덕분에 카파도키아는 열기구 관광의 명소이기도 하다. 매일 수백 개의 거대한 풍선이 해와 함께 떠올라 장관을 연출한다. 지난 16일 여행 중 운 좋게 맞이한 맑고 고요한 아침에 열기구를 타고 높이 날았다.
[Wide Shot] 터키 카파도키아 수놓은 열기구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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