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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유령이 얽힌 섬뜩한 창극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98호 25면

고전소설 ‘장화홍련전’을 국립창극단이 강렬한 현대적 창극으로 재해석했다. 김성녀 예술감독 부임 첫 작품. 인간 내면의 어두운 측면을 치밀하고 세련되게 형상화하는 연출가 한태숙과 여성에 관한 문제의식을 무게감 있는 필력으로 선보여 온 극작가 정복근 콤비가 만든 첫 번째 창극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전원주택에 사는 한 가정에서 이기심과 소통 부재로 살인이 일어나고, 살아 있는 가족들은 헤어날 수 없는 유령의 집에 갇히게 되며, 주변은 언제나처럼 무관심할 뿐이라는 이야기. 잘 짜인 이야기가 매력적인 무대언어 ‘창(唱)’과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스릴러 창극이란 새로운 형식을 빚어냈다. 무대 위에 ‘ㄷ’자로 객석을 올리고, 원래 객석은 호수로 처리한 무대디자인도 이채롭다. 음악감독 원일(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작창(作唱)의 왕기석 명창, 젊은 작곡가 홍정의(월드뮤직밴드 AUX) 등 세 남자의 음악적 내공이 완성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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