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피플] 대한통운 곽영운 사장

중앙일보

입력

'채무 2백78억원 조기 상환'

'7월 말 현재 세전(稅前)이익 지난해 같은 때의 2.5배'

얼핏 우량기업의 경영 성적표 같아 보이지만 법정관리 기업인 대한통운(http://www.korex.co.kr)이 최근 이뤄낸 실적들이다.

동아건설에 대한 지급보증으로 부도와 법정관리를 겪어야만 했던 상처를 딛고 순항 중이다.

그 뒤엔 곽영운(61.사진) 사장이 튼튼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동아건설 사태가 발생한 후 사장으로 취임해 법정관리가 시작되던 지난해 11월 이례적으로 사장으로 재취임했다.

'38년 대한통운 외길 인생' 을 걸어 온 郭사장만이 대한통운을 회생시킬 수 있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른 것이었고 그 판단은 정확했다.

"물류에 관한 한 한국 최고라고 자부하는 직원들이 엄청난 수익을 올려주는 데 제가 특별히 할 게 있나요. 등을 두드려 주는 일에 만족합니다. "

그러나 그가 말하는 작은 역할은 조직에 큰 활력소로 작용했다. 그는 비전 제시와 신뢰형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조직의 봉합에 나섰다.

곽사장은 "물류기업은 인적자원이 성장의 열쇠" 라며 "전 직원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최선을 기울였다" 고 말했다.

곽사장은 법원의 강제적 인력 구조조정에 맞섰다.

자연퇴사.사업부문 철수 등으로 국한시켰다. 능력에 따른 파격적 인사를 통해 임원급 지점장에 부장급을 앉히는가하면 두 계급 승격 발령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17년간 지방을 돌며 야전사령관을 지낸 덕분에 직원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지난해엔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2백억원을 조달하며 개인보증을 서자 노조위원장이 종업원을 대표해 연대보증에 동참하기도 했다.

곽사장은 "동아건설 사태가 터졌을 때 직원들이 억울해하면서도 '이젠 끝장' 이란 분위기가 팽배했지만 이젠 달라졌다" 며 "옛 영화를 넘어서는 초우량기업으로 도약할 것" 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곽사장이 이끄는 대한통운은 외자유치 등을 통한 법정관리 조기 졸업 등 '제2의 창업' 이란 기치를 내걸고 변신을 시도중이다.

곽사장은 "법정관리 기업인 만큼 어려움이 많지만 기업의 투명성 등은 예전보다 높아졌다" 며 "관리의 지속성 등을 위해 담당 판사의 잦은 교체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 주문했다.

김준현 기자 take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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