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가고 싶은 그곳 두만강!"

중앙일보

입력

"두만~강 푸른 물에 노 젓는 뱃~사공…"

망국의 설움을 노래한 국민가요 '눈물젖은 두만강' 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두만강' 이란 단어는 야릇한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이런 정서적 감흥 못지 않게 두만강이 지니는 중요한 의미는 그곳이 우리 나라 생태계의 보고(寶庫) 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그곳을 '생물 유전자의 공급지' 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직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말이다.

다큐멘터리 전문 케이블 방송인 Q채널이 국내 처음으로 두만강 유역의 생태계를 탐사한 2부작 '두만강' 을 3일 밤 8시 방영한다.

폭 1m 안팎의 작은 물줄기가 흘러내려 북한.중국.러시아 3국의 국경을 끼고 돌면서 길이 5백16㎞의 두만강으로 변모한다.

이 거대한 물줄기와 백두산의 울창한 삼림, 대형 사구와 습지 등이 어우러져 각양각색의 동물이 살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었다. 1천3백여 종의 식물도 거대한 야생 화원을 이룬다.

하지만 제작진에 따르면 최근 북한의 무산 광산과 중국의 공장 등에서 배출된 매연과 폐수가 두만강의 자정 능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고 한다.

제 1부 '국경 없는 야생 보호구-두만강'에서는 백두산 자연 보호구, 두만강 하류의 대형 습지, 초원 및 산악 지대, 해양 보호구 등을 돌며 다양한 동식물의 생태를 살핀다.

반달가슴곰.백두산 사슴.꽃사슴.우는 토끼 등 포유류와 습지새.뿔논 병아리.물닭 등 물가에 사는 조류가 살아가는 모습을 밀도있게 담았다.

제 2부 '두만강의 두 얼굴' 은 두만강 유역의 자연파괴 현장을 찾아 그 원인을 분석한다. 강 중류에 집중된 공장들이 쏟아내는 폐수와 민가에서 흘러나오는 생활 오.폐수로 지금 두만강은 신음하고 있다.

한국인을 중심으로 한 '보신 관광단'이 지역 주민들의 밀렵을 부추기는 부끄러운 실상도 폭로된다.

'두만강' 은 '2000년 방송위원회 대상' 프로그램 기획 부문에 선정돼 5천만원의 제작비를 지원받았다. 1백일 이상 두만강 전역을 누볐으며, 디지털 베타 카메라로 촬영해 화질이 뛰어나다.

최경렬 PD는 "두만강 주변에 대한 자료가 턱없이 부족해 고생했다" 며 "수질 오염과 밀렵 등으로 우리의 소중한 자연이 파괴돼 가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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