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김종인 역할 끝났나" 질문에 "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20일 서울 상암동 CGV에서 열린 ‘돈 크라이 마미’ 시사회에 참석해 제작사 ‘시네마@’ 손유진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특집] '18대 대통령 선거' 바로가기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대응 카드를 통합·민생·여성의 세 축으로 나눠 가다듬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임으로써 지지율 상승 효과를 얻겠다는 전략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매일경제신문 등 10개 경제지와 간담회를 하고 최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호남 총리 러닝메이트’에 대해 “당에서 많이 얘기들이 나오는데 종합해서 잘 참고할 것은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나중에 종합해서 다양한 의견을 감안해 할 일이다.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 당 핵심 관계자는 “호남 총리론에 이미 공감하고 있지만 어떤 사람을 내세우느냐가 관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근혜 캠프는 25~26일 대선 후보등록일이자 야권 단일화 시점을 전후해 ‘100% 대한민국 국민대통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당 관계자는 “국민대통합 방안 외에도 가덕도 신공항 문제 등 민감한 지역 이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정리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 후보는 또 민생정책과 관련해 서민들의 일자리와 직결된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경제지와의 간담회에서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 감면 조치를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3%대 중반까지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증세에 대해선 “이 어려운 시절 국민에게 부담을 줘선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여성 대통령론’을 내세우며 ‘감성 행보’도 병행하고 있다. 박 후보는 20일 서울 상암동 CGV에서 열린 성폭행에 고통받는 여성을 주제로 한 ‘돈 크라이 마미’ 시사회에 참석했다. 그동안 부산국제영화제 등에 참석했지만 직접 극장을 찾은 것은 2007년 여름 이후 5년반 만이다.

 이 영화는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여고생 딸이 성폭행 당한 뒤 목숨을 끊자 엄마가 가해자들을 찾아가 복수하는 내용으로 여성 인권과 아동·청소년 성 보호, 성범죄를 저지른 미성년 가해자 처벌 문제 등을 다뤘다. 박 후보는 관람 직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사회에 끔찍한 성폭력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런 영화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같이 합심해서 (문제를) 풀어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오늘 오게 됐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력 성범죄자에 대해선) 사형까지 포함해 아주 강력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간담회에서 갈등설이 불거진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에 대해 “실질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투자하는 쪽으로 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서 (김 위원장의 공약 초안 중에서) 몇 가지는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의 역할은 행추위에서 끝난 것이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다.

 또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에 대해 “대선이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아직도 (야권 후보가) 결정이 안 되고 있다”며 “1987년 직선제 이후 가장 불확실한 안개정국이 초래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소아·손국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