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앞둔 40대 군인, 연금 월300만원인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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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Q 서울 동작구에 사는 정모(48)씨는 직업군인이다. 앞으로 5년 후면 전역하게 된다. 전업주부인 부인과의 사이에 9세, 7세인 자녀 둘이 있다. 모아 놓은 자산은 4억 상당의 오피스텔 한 채와 은행적금 2600만원 등 4억원이 넘지만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은 2억원이 채 안 된다. 군인 관사를 쓰는 덕분에 따로 거주비용이 들지 않는 건 다행이다. 문제는 전역 이후다. 군인연금으로 300만원가량 타지만 자녀교육비가 한참 들어가 생활비가 모자랄 것 같다. 재산목록 1호인 오피스텔 처분 여부가 고민거리다.


A  오피스텔은 노후에도 소득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다. 물가가 오르더라도 이를 임대료에 반영해 안정적인 노후자금 확보가 가능할 뿐 아니라 잘만 하면 시세차익도 바라볼 수 있다. 일반 주택에 비해 보유에 따른 세금문제도 가벼운 편이다. 요즘 퇴직을 앞둔 예비 은퇴자나 노후생활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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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올 들어 오피스텔 공급이 쏟아지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투자금 대비 임대 수익률이 전만 못하고 한동안 치솟던 오피스텔 가격도 주춤하고 있다. 주택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분양에 나서고 있어 앞으로 오피스텔 공급과잉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 수급 앞에선 어떤 재료도 힘을 못 쓴다. 만약 은행 돈까지 끌어들여 산 경우라면 투자 실익은 거의 없다. 퇴직을 앞두고 부채 상환이 발등의 불인 정씨네로선 오피스텔이 짐이 될 수 있다. 보유가치가 크지 않으므로 적극 처분하도록 하자.

 ◆세금 감안하면 실질수익 마이너스=정씨가 서울 마포에 보유한 오피스텔은 지난해 은행대출금 1억7000만원을 합쳐 3억7000만원을 주고 구입한 것으로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50만원에 임대 중이다. 세전 연수익률로 따지면 5%로 시중금리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정씨가 빌린 은행대출금의 이자는 연 4.7~5.5% 선이다. 임대수입으로 대출이자를 겨우 갚는 셈이다. 게다가 오피스텔에 부과되는 소득세와 재산세, 의료보험 등 공과금 부담을 감안하면 실질 수익은 오히려 마이너스다. 또 5년 뒤 돌아오는 대출금 만기상환 일정이 퇴직 시기에 맞춰져 있어 자산운용 측면에서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 퇴직 전에 부채를 꺼야 할 텐데 지금의 소득수준으론 불가능해 보인다. 오피스텔 매각이 불가피한 이유다. 매각이 이루어지면 가계에 숨통이 트여 계획한 재무목표 공략에 나설 수 있다.

 ◆노후에 내 집은 있어야=정씨가 퇴직하게 되면 두 자녀가 어려 적어도 15년 이상 쓸 교육자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은퇴 전 5년간의 자산운용이 중요하다. 700만원이 넘는 월수입을 최대한 활용해 저축여력을 늘려가야 한다. 은퇴 후에도 경제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400만원 가까이 쓰는 생활비를 줄여 현재 190만원인 저축금을 220만원으로 늘리기 바란다. 이 가운데 100만원을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고 은행적금에 45만원을 추가로 부어나가면 은퇴 전까지 약 1억6000만원의 목돈을 손에 쥘 수 있다. 이 자금은 원금보장형 ELS(주가연계증권)나 정기예금으로 관리해나가다가 자녀들의 대학 진학 때 활용하면 되겠다.

 정씨네에겐 군인연금이란 든든한 노후 버팀목이 있다. 퇴직하자마자 매월 300만원의 연금을 종신 지급받게 될 전망이다. 이 정도면 부부의 생활비로는 부족함이 없다. 자녀들의 교육비만 해결된다면 노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살 집인데, 오피스텔 매각대금으로 부채를 갚고 관사 보증금을 합치면 약 2억원의 여윳돈이 생긴다. 이 돈을 안정적인 금융상품에 굴려 은퇴 시점에 수도권에서 소형아파트라도 장만해 보자. 노후에 내 집이 없으면 정신적으로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보장성 보험과 관련해 부인 이름으로 실손 보험을 가입하면 보장문제는 얼추 해결된다. 15년납 보험료는 6만5000원가량 든다.

서명수 기자

◆ 재무설계 도움말=김한수 밸류에셋자산관리 서울본부장, 김재언 KDB대우증권 PB컨설팅부 부동산팀장, 김윤정 국민은행 WM사업부 과장, 범광진 한화투자증권 재무설계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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