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난방비 지원 10만 → 15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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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초등생 두 아들을 홀로 키우는 김모(48·여·서울 성동구)씨는 구청에서 실시하는 자활근로를 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그런데 매년 겨울이면 자활근로가 중지되는 데다 고질적인 허리디스크마저 심해져 생활이 더욱 어렵다. 최근 추위가 예년보다 빨리 찾아왔지만 가스비가 아까워 보일러를 틀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김씨는 “지난겨울엔 서울시에서 한 달에 10만원씩 난방비를 지원받아 가끔씩 보일러를 틀었다”며 “올해는 추위도 빨리 오고 가스비도 인상돼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겨울철을 맞아 저소득층 가정에 대한 서울시의 지원이 크게 늘어난다. 난방비 지원금액이 종전 월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오른다. 지원기간도 2개월에서 4개월로 확대된다.

 서울시는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난방비 지원은 20일부터 내년 3월 20일까지 4개월간 계속된다. 동 주민센터나 지역 내 복지기관에 신청하면 된다. 김귀동 서울시 희망복지기획팀장은 “추위가 빨리 시작되는 등 이번 겨울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돼 난방비 지원기간을 늘렸다”고 말했다.

 식재료비와 약값 등으로 쓸 수 있는 생계비도 최대 월 30만원까지 지급된다. 특히 응급환자가 발생했거나 집수리가 급한 경우에는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된다. 김씨도 200만원을 지원받아 다음 달에 디스크 수술을 받는다. 지원 신청은 본인이 직접 하면 된다. 본인이 신청하기 어렵다면 이웃 주민들이 대신 신청해도 된다. 서울시는 또 겨울철 임시 거주공간인 ‘희망온돌방’을 구마다 2곳씩 총 50곳을 지정해 운영키로 했다. 난방장치가 갑자기 고장 났을 때 이용 가능하다.

 독거노인 등 이웃을 보살피며 시의 지원을 연계해 주는 자원봉사자도 현재 10개 구청 566명에서 25개 구청 1500여 명으로 확대해 위촉한다. 이들은 지역 내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의 주민들을 밀착 지원하고 생활이 많이 어려운 이웃을 찾아내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시 특별지원비 58억원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민간에서 조성한 기금 330억원 등 모두 388억원을 희망온돌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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