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있는 애널리스트들 보고서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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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 24일 코스닥의 황제주인 모디아(옛 모디아소프트)에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하회' (underperform)로 제시했다.

이 증권사에는 '매도' (sell)의견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매도' 를 추천한 셈이다.

보고서가 나온 직후 모디아의 주가는 4% 가까이 하락했으나 곧바로 반등, 보고서는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삼성증권이 지난달 21일 하이닉스반도체의 생존 여부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발표한 것도 마찬가지다. 상황은 결국 삼성증권이 예측한 대로 나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증시 관계자들은 "소신있는 애널리스트들의 도전이 시작됐다" 고 평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애널리스트들은 특정 종목에 '매도' 나 부정적인 의견은 좀처럼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의 표현이 분명하게 바뀌는 것도 주목된다. 키움닷컴의 안동원 이사는 최근 낙관론으로 선회하면서 "지금부터 주식을 사야할 때다.

잃는 것보다 기대되는 수익이 훨씬 크다" 고 잘라 말했다. 반대로 대우증권의 이종우 팀장은 올 들어 증시가 반짝 반등할 때마다 경고를 잊지 않았다.

그는 "실적 개선 없는 주가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은 주식을 살 때가 아니다" 고 주장했다.

시장 흐름과는 반대되는 보고서도 나오고 있다.

하이닉스의 유동성 불안으로 금융업종의 주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도이체방크는 29일 국민은행.주택은행.한미은행에 대해 '강력매수' 를 권했다.

이철호 기자 news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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