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에 날개 단 '아이디어 맨' 화제

중앙일보

입력

클래식 음반이 하루에 3만장씩 팔려나가고 있는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클래식 소품 120여곡을 CD 10장에 담아 1장 가격에 내놓은 '순수' . 8월초 발매된 이 앨범은 20일만에 5만세트(50만장) 을 돌파했고 내달 중순쯤 10만세트(1백만장) 판매를 내다보고 있다.

"40~50대 중년층들에게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어요. 클래식에는 관심이 있는 데 마땅한 길잡이가 없어 주저하던 분들이지요. 연주자의 지명도에 연연하지 않고 정말 '음악' 을 듣고 싶은 분들을 위해 기획했습니다. "

'순수' 를 기획한 아이드림미디어 김정호(38.사진) 대표는 "가끔씩 레코딩 수준에 대해 문의를 해오긴 하지만 구입한 분들이 음질 때문에 불만 전화를 걸어온 경우는 없었다" 며 "메이저 음반사와 경쟁하기 위해 가격을 낮췄지만 많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저변 확대도 염두에 두었다" 고 말했다.

'순수' 는 '연가' '애수' '러브' 등 가요 시장에 불고 있는 컴필레이션 마케팅 기법을 클래식에 도입한 것. 커버모델은 드라마 '푸른 안개' 의 배경음악 음반을 내면서 인연을 맺은 이요원이 맡았다.

'순수' 가 히트를 친 것은 파격적인 가격, 스타 마케팅 때문만은 아니다. 대부분의 수입 염가음반은 영어 해설을 번역도 하지 않고 그대로 내기 일쑤인 데 반해 '순수' 는 48쪽짜리 한글 해설서를 곁들여 초심자들의 심적 부담을 덜어줬다.

아이드림미디어는 '순수' 에 이어 내달초 재즈음반 '블루' 를 내놓을 계획이다.

역시 CD 10장을 한 장 가격에 담겨있고 탤런트 이요원이 커버 모델로 등장한다. 1백50여곡의 재즈곡을 '즐거운 여행' '겨울의 고독' '우울한 밤' 등 10개의 테마로 엮었다. '순수' 와 함께 중국-대만에도 수출할 예정.

유니버설.EMI를 거쳐 지난해 8월 자본금 5억원의 아이드림미디어를 창립한 그는 '친구' '푸른안개' 등 사운드트랙 앨범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하면서, 소프라노 홍혜경의 한국가곡 녹음을 추진 중이다. 02-3775-1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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