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청색 LED 개발자 특허 되찾기 소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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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 발광 다이오드(LED)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미 샌타바바라 캘리포니아 대학의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 교수가 청색 LED 개발 당시 근무했던 니치아(日亞) 화학을 상대로 특허권 확인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23일 법원에 제기, 관심을 끌고 있다.

나카무라 교수는 소장에서 자신이 청색 LED를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측이특허를 독점 사용함으로써 부당 이익을 얻었다면서 개발 대가로 20억엔을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청색 LED는 전류를 통하면 청색으로 발광하는 화합물 반도체로, 대용량의 차세대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DVD)에 없어서는 안될 단파장 레이저의 기초 기술로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신호기나 휴대전화, 대형 칼러 표시 장치에 쓰이며 연간시장 규모는 2천억엔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나카무라 교수는 니치아 화학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지난 93년 청색 LED 개발에성공했으며, 회사측은 이를 계기로 청색 LED 관련 특허를 80건이나 획득했다.

그는 이에 대해 "청색 LED는 회사의 중지 명령을 무릅쓰고 단독으로 개발한 것으로 회사측은 청색 LED 특허로 적어도 20억엔의 부당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언론들은 이번 소송을 계기로 기업의 자금과 시설을 이용해 개발된 기술의 특허권을 둘러싼 연구자와 회사간의 특허 분쟁이 앞으로 분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의 특허법은 `직무상의 발명''에 대해 기업의 종업원이 취득한 특허권은 그종업원에 속하며 특허권을 기업에 양도함으로써 종업원은 `상당의 대가''를 얻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본의 특허 의식은 기업이나 종업원 모두 미국 등에 비해서는 현저히 낮아 특허를 발명한 종업원이 푼돈의 대가를 받는 등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학계 등은 나카무라 교수의 이번 소송이 이같은 일본의 `후진국'' 상황을 타파할수 있는 계기가 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99년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건너간 나카무라 교수는 뒤늦게 소송을 제기한데 대해 "내가 회사로부터 받은 처우를 들은 미국 학자가 나를 `노예''라고 불렀다"면서 "경제 기술 대국을 일본을 지탱해온 기술자들은 그에 상응한 대우를 받아야한다"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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