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가 광고효자 아니네?… 겹치기 출연 혼란 가중

중앙일보

입력

아시아의 일부 스타들이 유명세를 타고 동시에 열가지가 넘는 다양한 상품의 TV광고에 등장하는 바람에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AWSJ) 이 23일 보도했다.

한 스타가 너무 많은 광고에 출연하다 보니 정작 상품 소개는 뒤로 밀리고 스타들의 인지도만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케팅 관계자들은 상품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빨아먹는다는 의미로 이들 겹치기 출연 스타들을 '비디오 뱀파이어(흡혈귀) ' 라고 부른다.

예로 일본 인기그룹 스마프(SMAP) 의 멤버로 한국의 한 청바지 광고에도 등장한 만능 탤런트 기무라 다쿠야(木寸哉也.사진) 는 리바이스 청바지부터 JCB신용카드.산토리 위스키.도요타 자동차.기린맥주.NTT 이동통신 등에 겹치기 출연하고 있다.

리바이스사는 자신들의 청바지가 단지 미국인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시아인들에게 보여주려는 기대로 1999년 12월 기무라와 광고계약을 했다.

이 전략은 광고가 나간 첫해 판매율이 10% 상승하면서 일단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소비자들이 기무라를 리바이스의 얼굴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무라의 얼굴이 다른 여러 광고에서 동시에 등장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판매율이 뚝 떨어진 것이다.

리바이스 관계자는 "기무라가 소비자들을 혼란시켜 오히려 우리 브랜드 이미지를 희석시켰다" 고 말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기업들은 점점 유명스타 대신 무명모델을 등장시켜 모델이 아닌 상품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광고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아시아 광고시장에서 스타가 출연하는 광고 비중이 지난해 4분기 이후 50%에서 10%로 떨어진 사실이 이런 경향을 잘 보여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