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차명주 '홀드왕 야심'

중앙일보

입력

감초. 주재료는 아니지만 빠져서는 안되는 것.

미들맨 차명주(28.두산)는 그런 투수였다. 선발 투수가 무너지거나 위기 때면 어김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부상 한번 없이 그렇게 달려온 지금, "투수 중에 믿을 만한 건 차명주밖에 없어" 라는 김인식 두산 감독의 말처럼 차명주는 감초가 아닌 기둥투수로 우뚝 섰다.

팀이 1백4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차선수는 무려 70%인 72경기에 나섰다. 8개 구단 투수 중 단연 최다 출전이다.

LG '수호신' 이라는 신윤호(52경기)도 삼성 '애니콜' 김현욱(45경기)도 차선수와는 비교가 안된다. 5승1세이브1패에 방어율 3.54의 수준급이다. 중간 계투의 성적을 나타내는 홀드부문에선 13홀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경남상고-한양대를 나온 차선수는 동기생인 박찬호(LA 다저스).조성민(요미우리 자이언츠).임선동(현대)과 함께 대학시절 92학번 전성기를 구가했던 투수였다. 그러나 프로에 입단하며 차선수는 철저히 하락했다. 고질적인 왼손 어깨 부상은 빠른 공을 엄두도 못내게 했고, 결국 99년 두산으로 트레이드되는 2류 투수의 길을 걸었다.

그때 차선수는 자신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제구력과 볼끝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위력은 떨어지나 타이밍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체력을 키우는데 집중했다.

올시즌 차선수에게는 홀드왕에 오르겠다는 욕심 이외에 또 한가지 목표가 있다. 바로 자신이 99년 세웠던 투수 최다 출전 기록(83경기)을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언제나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한다. 그리고 마운드에선 오직 포수 미트만을 응시한다" 는 차선수의 눈빛에 프로 6년 만의 야심이 넘쳐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