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존슨 4년연속 300K 대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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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가 넘는 키에 갈기머리를 휘날리며 내려꽂는 1백60㎞짜리 위력적인 속구.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그의 카리스마에 그저 압도당할 뿐이다.

'빅 유닛' 랜디 존슨(38.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메이저리그 사상 첫 4년 연속 3백탈삼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존슨은 24일(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서 7이닝 동안 무려 16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경이적인 투구로 올시즌 3백3개의 탈삼진을 기록, 1998년부터 이어온 3백탈삼진을 4년째 이어갔다. 종전 3백탈삼진 연속기록은 '강속구의 전설' 놀런 라이언의 3년 연속(72~74년)이다.

"인간이라기보다 외계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는 극찬 속에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 반열에 올라 있지만 알고 보면 그는 전형적인 대기만성형 투수다.

85년 드래프트 2라운드로 몬트리올 엑스포스에 입단한 후 87년까지 마이너리그에서 뛰다 88년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그러나 첫해 3승, 89년에도 7승에 그쳤다. 당시에도 빠른 볼은 위력이 있었으나 제멋대로 흐르는 컨트롤은 그에게 '공포 특급' 이라는 비아냥을 뒤따르게 했다.

89년 중반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하면서 그의 기량은 일취월장했다. 빠른 직구에다 1백30㎞대의 예리한 슬라이더가 장착되면서 90년 14승을 거두며 이후 6년 연속 10승 이상을 올렸다. 또한 92년부터 3년 연속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 '닥터 K' 의 명성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95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99년.2000년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 등 90년대 후반부터 존슨은 '지존' 페드로 마르티네스(보스턴 레드삭스)와 더불어 메이저리그의 양대 산맥을 구축하게 됐다.

98년 다이아몬드백스와 4년간 5천2백40만달러(약 6백81억원)에 계약을 한 그가 40대까지도 지금의 위력을 계속 보일 수 있을지, '빅 유닛' 의 신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편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엑스포스와의 경기에서 5-5로 동점이던 9회초 대타로 나와 결승 솔로홈런을 쳐 시즌 55호 홈런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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