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의 힘 … 문화서비스 수지 첫 흑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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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김구, ‘나의 소원’ 중에서). 김구 선생의 소원이 이뤄지는 것일까. 한류(韓流) 열풍에 힘입어 올해 문화·오락 서비스 관련 국제수지가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1~9월) 개인·문화·오락 서비스 수지는 3730만 달러(약 400억원) 흑자를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2억1850만 달러 적자였다. 이 항목은 음악·영화·방송·게임 등 문화 관련 산업의 대외 지급액과 수입액을 따져 계산한다. 그간 이 부문에서 한국은 매년 수억 달러 적자를 냈다. 2007년에는 적자 규모가 5억 달러에 육박했다. 그런데 올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1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흑자(90만 달러)를 달성했고, 2분기엔 3800만 달러로 흑자가 늘었다.

 3분기에 소폭(16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지만 변화의 조짐은 긍정적이다. 음향영상서비스 수지에서 167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7월 중순 발매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켜 8월 음향영상서비스 수지가 사상 최대인 1340만 달러 흑자를 낸 덕이다.

 문화 관련 산업의 선전으로 전체 서비스 수지도 올해 첫 흑자가 기대된다. 전체 서비스 수지는 1분기 6억4800만 달러 적자에서 2분기 23억130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3분기에도 6억5400만 달러 흑자였다. 3분기까지 누적 23억1900만 달러 흑자다.

 한류 관련 업체의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소녀시대·슈퍼주니어 등이 소속된 에스엠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697억원이다. 작년보다 235% 늘었다. 싸이·빅뱅 등의 소속사인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52% 증가한 26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강남스타일의 인기 등이 수지 개선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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