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경제] 인터넷 시대 투자…'데이트레이딩' 이 뭐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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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나 친지 중에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몇년 전까진만 해도 주식을 사거나 팔려면 증권사 객장에 직접 나가 직원에게 주문을 내거나 전화로 주문해야 했어요.

하지만 요즘에는 집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주식을 사고 파는 사람이 훨씬 많답니다. 인터넷이 가져온 또 하나의 큰 변화죠. 틴틴 여러분이 인터넷을 통해 책을 사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다운로드받는 것과 같지요.

컴퓨터를 이용한 가상공간에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사이버(cyber) 거래''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굳이 시간을 들여 차를 타고 증권사 객장까지 가지 않아도 마우스를 몇번 클릭하는 것만으로 주식을 사고 팔 수 있으니 참 편리해졌지요.

컴퓨터로 주식을 손쉽고 빨리 사고 팔 수 있게 되자 주식거래를 하는 형태도 많이 바뀌었답니다. 대표적인 것이 데이 트레이딩(day trading) 입니다. 데이 트레이딩을 우리 말로 옮기면 ''일일 매매'' 라고 할 수 있는데, 의미상으론 ''단타 매매'' 란 말이 더 정확한 편이죠. 하루에도 몇 차례, 심한 경우 몇십 차례 주식을 사고 파는 것을 데이 트레이딩이라고 하거든요. 인터넷을 통해 초(秒) 단위로 거래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데이 트레이딩이 가능해졌답니다.

이 데이 트레이딩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데이 트레이더(day trader) 라고 합니다.

데이 트레이딩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살펴 볼까요. 주식거래를 하기 위해 증권사에 나가 거래할 계좌를 만드는 것은 일반 주식거래와 같죠. 그 다음에는 거래 증권사와 연결된 컴퓨터가 필요하고, 주식거래를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거래 프로그램을 깔아야 하겠죠.

이런 준비를 갖추면 매일 아침 컴퓨터를 켜고 주식거래 프로그램에 접속만 해도 그날의 주식 가격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것을 보면서 주문을 낼 수 있습니다.

몇년 전에는 주식 시세를 알려면 증권사 객장에 나가 시세판을 보거나 증권사 직원에게 전화로 물어봐야 했지만, 지금은 집이나 PC방 같은 곳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시세를 알아보고 주식을 사고 팔 수 있게 됐어요.

이런 데이 트레이딩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요.

우리나라에서 데이 트레이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97년 말 외환위기 직후 부터예요. 그전에는 인터넷 속도도 느리고 프로그램도 많지 않아서 전화로 주식 주문을 내는 일이 많았지요.

그러다가 98년부터 인터넷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컴퓨터를 이용한 주식 매매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어요. 시간도 절약하고 남의 손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등 장점이 많거든요.

이 때문에 지난 6월 말 현재 컴퓨터를 이용해 주식을 사고 파는 비중은 전체 주식 거래의 67%나 됩니다. 미국의 사이버 주식거래 비중이 전체의 40~45%, 일본이 19%인 것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것이지요.

투자 관련 정보가 쉽고 빠르게 전달되는 것도 컴퓨터를 이용한 주식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나타난 장점이지요.

과거엔 증권회사 직원이나 알 수 있었던 정보가 요즘엔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퍼져 나가거든요. 누구나 주식투자와 관련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으니 소문이나 그럴 듯한 속임수가 점차 힘을 못쓰고 있어요.

증권사 입장에서도 사이버 거래가 유리한 점이 많아요. 굳이 많은 돈을 들여서 땅과 건물을 사 증권사 지점을 열지 않아도 되니까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됐어요. 또 인터넷을 통해 직접 주문을 하므로 증권사로선 주문을 받아줄 직원을 적게 두어도 되는 것이죠.

그러나 데이 트레이딩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장점 못지않게 좋지 않은 면도 나타났답니다. 무엇보다도 하루에도 몇 차례씩 이뤄지는 잦은 거래 때문에 주가가 짧은 시간 안에 크게 오르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지요.

최근 조사 결과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경우 주식을 샀다가 당일 되파는 경우가 전체 거래량의 31%로 나타났답니다. 주식의 주인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죠.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전체 주식의 주인이 바뀌는 경우가 한달 새 평균 두 차례를 넘는답니다. 미국 거래소 시장은 0.8번, 일본은 0.5번인데 비해 우리는 너무 자주, 결과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주식의 주인이 바뀌는 거지요. (이것을 회전율이라고 부릅니다. )

주식 거래가 어느 정도 투기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는 판에 사이버 거래, 특히 데이 트레이딩에서 투기성이 심각하다는 걱정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래할 때마다 세금을 많이 내게 해서 지나친 데이 트레이딩을 막으려는 움직임도 있답니다.

데이 트레이딩의 열풍을 타고 짧은 시간 안에 큰 돈을 벌겠다는 욕심으로 무작정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컴퓨터를 이용한 주식거래의 이점도 많지만 데이 트레이더들이 잦은 매매로 수익을 내기 보다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지요.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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