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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리뷰] (17) 8월 둘째주

중앙일보

입력

1. 아! 박찬호

'점수를 주지 않아도 이길 수 없다' 최근 박찬호의 상황이다.

박찬호는 15일 (이하 한국시간) 몬트리올 엑스포전에 선발등판, 8이닝 무실점의 역투를 보였으나 마무리 투수 제프 쇼의 난조로 승리를 허공으로 날려야 했다.

1회부터 9회까지 무수히 많은 기회를 무산시킨 다저스는 결국 모두의 공적이 되어버린 채드 크루터의 솔로 홈런 한 방에 의지해 승리를 따내려 했지만 결국 어이없이 무너졌다.

이는 올 시즌 다저스의 문제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패배로 보인다. 과연 개리 셰필드, 션 그린을 제외하고 상대 팀에게 위협을 줄만한 타자가 존재하느냐는 것이다.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야 하는 리그의 특성상 7번과 8번 타순이 취약한 다저스의 라인 업은 3명의 공백이 생기는 것.

그러나 더 이상의 선수영입은 없다. 현재의 선수들로 시즌을 보내야 한다는 얘기다.

이미 트레이드 마감 시한은 지났으며 전력강화를 위해서는 복잡하기 이를데 없는 웨이버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다저스는 공적이 되어 있다. 모든 팀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웨이버를 통한 전력강화는 다저스에겐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마운드가 높은 팀만 만나면 허둥대는 타선을 가지고는 포스트시즌 진출은 불가능하며 설사 진출한다고 해도 각 팀의 에이스 급들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월드 시리즈 우승은 무언가 특별한 팀이 이루지만 적어도 '기본'은 갖춰야 도전 자격이 주어진다.

2. 점입가경, 내셔널리그 순위경쟁

내셔널리그의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

아직 시즌이 한 달이상 남아 있긴 하지만 확실한 선두를 유지하는 팀이 없다. 자칫 시리즈 3연패를 당한다면 순위가 뒤바뀔 만큼, 게임차가 없다고 보는 것이 좋다.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곳은 '와일드 웨스트'라는 표현을 쓸만큼의 혈전을 벌이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3위 LA 다저스와의 게임차는 불과 세 게임에 불과하며 어느 팀이건 1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최근 다저스가 연패에 빠짐에 따라 자이언츠와 다이아몬드백스간의 2파전의 양상를 띄긴 하지만 다저스도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와 동부역시 격전을 치르고 있다. 특히나 이목을 끄는 곳은 동부지구. 뉴욕 메츠의 몰락으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독주가 예상됐으나 1위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다. 게임차는 두 게임.

그러나 필리스는 최근 10경기 8승 2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브레이브스는 다이아몬드백스에 3연패 당하는 등 4승 6패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중부 역시 다를 것이 없다. 시카고 컵스의 지구 1위는 그 어떤 전문가도 예상하지 못한 이변. CBS 스포츠라인의 칼럼니스트 스캇 밀러는 만약 컵스가 포스트 시즌에 나가지 못한다면 조지 W. 부시가 폭동을 막아야 한다며 시카고 팬들의 광적인 응원을 표현했다. 그만큼 올 시즌의 컵스의 분전은 '기적'이다.

기적의 팀을 물리칠 악당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강력한 타선을 바탕으로 젊은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한 애스트로스는 컵스에 불과 1.5게임차를 유지하고 있으며 여차하면 뒤집을 태세다.

3. 팀을 위해 버린 기록

지난 1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그렉 매덕스의 '연속이닝 무볼넷 기록'이 깨졌다. 물론 제구력의 난조를 보인 것은 아니다. 매덕스가 던진 공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포수가 사인한 곳으로 들어갔고 한 구의 실수도 없었다.

'고의 사구' 매덕스의 기록을 깨뜨린 것은 완벽한 제구력의 매덕스가 아니라 바비 콕스 감독의 사인 이였다.

그 날의 경기에서 많은 안타를 얻어맞은 매덕스는 5-0으로 뒤진 3회초 무사 2루에서, 유달리 그에게 강한 스티브 핀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만났다. 콕스 감독은 주저없이 고의사구를 지시했고 매덕스는 충실히 지시에 따랐다. 72와3분의1이닝동안 유지해온 기록은 그렇게 깨졌다.

그러나 매덕스는 후회는 없다. 자신이 감독이였더라도 그런 지시를 내렸을 것이라는 그의 말은 대 투수의 일면을 볼 수 있는 인터뷰 였다.

4.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최근 몇년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라는 이름은 메이저리그를 아는 모든 이들에게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들에게 기적은 없었다. 다만 기초부터 철저히 다져온 노력은 '머니 게임'으로 전락한 근간의 메이저리그와는 차별된 방식 이였다.

올 시즌 초반, 우승을 노린다던 어슬레틱스는 연패에 빠졌으며 그들이 일궈놓은 기반은 끝이 났다는 혹평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결코 포기하지 않은 어슬레틱스는 결국 와일드 카드 경쟁에 뛰어 들었고 현재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주 어슬레틱스는 단 한게임도 지지 않았다. 11연승을 내달리며 쾌조의 페이스를 유지했던 지난 주는 완벽히 맞물린 톱니바퀴 처럼 빈틈이 없었다.

비록 최근 2연패를 당하며 상승세가 수그러 들었지만 와일드 카드 라이벌인 보스턴 레드삭스는 지쳐 있으며 미네소타 트윈스는 오버 페이스의 인상이 짙다.

결국 지금 게임차를 벌일 수 있다면 9월이 되기전 와일드 카드 레이스의 승부는 결판이 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5. 다음주 프리뷰

20일(한국시간) 월요일 새벽 5시, 박찬호는 뉴욕 메츠를 홈으로 불어들여 또 다시 12승에 도전한다. 메츠가 비록 올시즌 몰락한 팀이며 최근 페이스도 좋지 못하지만 승부는 예측이 불가능 하다.

방심하면 어느 팀이건 난타 당할 수 있으며 타자들의 도움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다. 박찬호의 12승은 타자들과 불펜의 컨디션에 달려 있다.

가장 주목을 받는 경기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서부지구 1위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 두 팀은 올 시즌 예상을 깨고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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