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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중국엔 한류, 한국엔 한풍이 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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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장신썬(張?森)
주한 중국대사

샤오캉(小康·소강, 세상이 조금 안정됐다는 뜻)사회. 의식주를 걱정하지 않는 풍요한 사회를 뜻한다. 중국이 2020년을 목표로 설정한 인민들의 생활 수준이기도 하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경제 체질의 변화가 필요하다. 투자와 수출에 의존했던 기존 성장 패턴을 소비 중심의 성장으로 바꿔야 한다. 중국이 12차 5개년(2011~2015년)기간 동안 추진하려는 ‘좐볜(轉變·전변, 변화를 뜻함)’ 정책의 핵심이 바로 그것이다. 앞으로 5년이 관건이다. 중국이 그 목표대로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로 진입할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8일) 베이징에서 개막해 14일까지 이어지는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18차 당대회)는 그래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커다란 발전 성과를 이뤄냈다. 경제는 연평균 10.7%의 속도로 성장했고, 세계 제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이 기간 세계 경제성장의 20% 이상은 중국이 만들었다. 베이징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렀고, 9년제 의무교육을 전면 실시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유인우주선을 쏘아 올렸고 세계 최대 수퍼컴퓨터를 개발하는 등의 기술 발전도 이뤘다. 정치적으로는 촌(村)단위 직접선거를 확대하는 등 기층 민주제도를 더욱 발전시켰다. 대외적으로는 다자간 국제 협력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지역 및 세계 발전에 공헌하고자 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 나라가 10억 명 이상의 인구를 현대화시킨 사례는 없다. 중국의 발전모델에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중국은 여전히 발전 중인 나라다. 대내외적으로 여전히 복잡한 문제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18차 당대회는 중국 발전의 새로운 요구와 인민들의 기대를 파악하고, 향후 5년 발전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향후 5년 중국은 평화 발전 노선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의 방면에서 전면적이고, 조화를 이루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려 노력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경제발전 방식을 과감히 바꿔나갈 것이다. 소비가 성장을 이끌어가는 구조로 경제발전 패턴을 전환하기 위해 다각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민생이 우선이다. 이를 위한 각 분야 개혁·개방은 더 심화할 것이다. 사회보장 사업도 확대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조화로운 세계(和諧世界·화해세계)’ 건설을 위해 중국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한·중 양국은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다. 중국은 한국과의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 주변 지역은 중국 발전의 전략적 기반이다.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고 공동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게 중국의 중요한 전략 목표다. 중국의 발전은 주변국에도 큰 발전 기회를 줄 것이다. 중국 스스로 ‘나라가 부강해지면 반드시 패권을 추구한다(國强必覇·국강필패)’는 초강대국의 기존 발전 모델을 타파해 ‘조화 세계’ 건설을 실현하고자 한다.

 올해는 양국 수교 20주년 되는 해다. 양측의 노력으로 그동안 두 나라는 놀랄 만한 성과를 거뒀다. 양국 무역 규모는 이미 2000억 달러를 넘어 3000억 달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미 협상이 시작된 한·중 FTA는 양국 관계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 해 약 650만 명이 상대국을 방문하면서 중국에서는 한류(韓流)가, 한국에서는 중국 바람(漢風·한풍)이 불고 있다. 국제 다자간 협상에서는 서로 긴밀히 협력해 쌍방의 이익을 지켜가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아시아는 물론 세계 문제에서도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다. 양국 간 협력을 한 단계 높여 서로 발전을 모색하고 동아시아의 발전에 힘써야 한다.

 내년 초 중국과 한국은 모두 새로운 정부를 맞게 된다. 양국 관계에는 새로운 도전이다. 중국 공산당 18차 당대회가 열리는 오늘 양국 관계는 보다 밝은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임을 확신하게 된다.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