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석7조’ 화장품, 휴대폰 충전 정수기 … 불황 땐 ‘다기능’이 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내피를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가을·겨울 겸용 재킷, 공기 정화에 제균·제습까지 하는 온풍기, 7가지 스킨 케어 기능을 갖춘 화장품….

 쓰임새가 많은 1석2조(一石二鳥), 아니 1석 4조, 5조 제품들이 인기다.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이것저것 따로 사기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한 번에 여러 가지를 해결할 수 있는 ‘다기능 제품’을 찾고 있는 것. 업체들도 이에 맞춰 각종 다기능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아웃도어다. 밀레는 내피와 외피를 분리해 가을부터 한겨울까지 입을 수 있는 ‘매킨토시 GTX 쓰리 인 원(3 IN 1) 재킷’을 최근 출시했다. 외피는 고어텍스 소재를 사용해 방풍·방수 등의 기능을 갖췄고, 내피는 떼낼 수 있도록 했다. 가을·겨울 일상용으로도 쓸 수 있고 산에서도 입을 수 있다는 의미로 ‘쓰리 인 원’이라 이름 지었다. 이 회사는 또 팔과 허리·후드에 지퍼를 달아 붙였다 뗐다 하는 방식으로 모두 9가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겨울 점퍼를 내놨다. 팔과 후드를 떼면 패딩 조끼가 되는 식이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디다스 역시 산행 등 야외에서는 비나 눈 등 악천후에도 견디지만 내피를 분리해 일상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테렉스 3 IN 1 재킷’을 내놨다. 아디다스 강형근 상무는 “경기 침체가 길어지자 가을과 겨울용을 따로따로 사지 않고 두 계절 모두 입을 수 있는 재킷을 고르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가전제품도 마찬가지다. 대표적 내구재인 가전제품은 경기가 안 좋을 때 구매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그래서 가전업체들은 다기능 제품으로 소비 심리를 유혹하고 있다. LG전자가 최근 내놓은 온풍 에어워셔는 따뜻한 바람뿐 아니라 공기청정·제균·습도조절 등 네 가지 기능을 갖춘 ‘포 인 원(4 IN 1)’ 제품이다.

가습뿐 아니라 습기 제거 또한 가능해 여름에도 쓸 수 있다. 교원 L&C가 내놓은 웰스정수기는 본연의 임무인 정수 기능에 무선전기 포트와 스마트폰 충전 기능을 덧붙였다.

 최근 소비자들은 이런 다기능에 ‘절전’까지 따지고 있다. 가격 비교사이트 다나와의 이준문 팀장은 “한푼이라도 아끼려고들 하는 데다 올겨울 전력난이 닥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구매자들이 다기능·절전형 제품을 주로 찾고 있다”고 전했다.

 기능이 제각각이어서 여러 가지를 따로 사서 써야 하던 화장품도 최근엔 예닐곱 가지 기능을 한꺼번에 갖춘 제품이 인기다. 여성용 화장품은 보습, 피부노화 방지, 잔주름 억제 등 기능별로 5~6단계에 걸쳐 제품이 각각 다른 게 보통이다. 하지만 최근 나온 올레이 ‘토탈 이펙트 크림’은 주름감소부터 피부 탄력 강화, 피부톤 개선, 잡티개선 등 7가지 기능을 갖췄다. 스위스킨이 내놓은 ‘스템셀 스티뮬레이터 블래미쉬 밤’도 피부 재생과 자외선 차단, 보습 등 6가지 스킨케어 기능이 있다. 올레이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불황 때문인지 다기능 화장품이 가장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주방세제도 다기능이 기본이다. 참그린의 ‘청정제주 녹차수’는 식기세척은 물론 과일과 젖병용으로도 쓸 수 있다. 그레이드의 ‘크린 에어 3 IN 1’은 탈취와 살균, 은은한 향 풍기기 등 세 가지 역할을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