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아 줄기세포 연구 어디까지 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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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미국 대통령이 10일 인간 배아 줄기(幹) 세포 연구에 대해 연방기금 지원을 제한적으로 허용 함으로써 미국 내 각종 연구기관들이 본격적으로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배아 줄기세포와 관련된 기술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평가받고 있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의 경우 지난해 8월 미국와 호주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인간의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하는데 성공함으로써 배아 줄기세포에 대한 국내기술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마리아연구소는 시험관아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여분으로 남아 5년이상보관중이던 냉동배아 6개를 실험에 이용, 세계 처음으로 냉동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 배양이라는 기록을 세웠으며 윤리적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 연구소는 또한 배양한 줄기세포를 통해 지난해 11월에는 심장근육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으며 현재도 다른 세포 2-3개를 배양하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성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줄기세포에서 특정 장기를 만들어내는 세포만 골라내는 기술이 성공한다면 백혈병 환자에게 골수를 이식하듯 배아 은행에서 환자에게 원하는 세포를 대량공급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서울대 황우석 교수는 정자와 난자 대신 사람의 귀에서 피부세포를떼어내 배반포 단계까지 배양하는 데 성공, 관련 기술을 미국 등 세계 15개국에 국제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배반포 단계의 배아는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뒤 세포분열을 시작, 4∼5일이 지나 200-300 세포기에 이르는 줄기세포 직전의 상태를 뜻한다.

황우석 교수는 "배아 줄기세포와 관련 국내의 기술수준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며 "미국이 전향적으로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연구비 지원을결정한 것 처럼 우리도 국가 차원에서 줄기세포 연구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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