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인간복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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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인공수정 전문의 세베리노 안티노리 박사, 미국 남성병학연구소 소장 파노스 자보스 박사, 미국의 복제전문 클리닉 클로네이드의브리지트 부아셀리에 박사 등 3명이 7일 미국 국립과학원 인간복제 심의위원회 토론회에서 인간복제 계획을 강행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인간복제를 둘러싼 논란에 다시불이 붙었다.

인간복제란 한 사람의 DNA를 유전물질이 제거된 난자에 주입해 전기충격 등의 방법으로 수정시킨뒤 배아로 분열하게 한 다음 이를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켜 출산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이는 4년전 영국 스코틀랜드의 PPL 세러퓨틱스 사(社)가 세계 최초의 복제양 돌리를 만들어 낸 방법이기도 하다. 그후 세계 곳곳에서 돼지, 소 등 각종 동물복제가 이루어졌지만 수정과정에서 실패율이 높고 태어난 복제동물이 완전치 못하다는 사실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인간복제는 그 자체가 윤리적인 문제를 안고 있지만 윤리문제 말고도 현실적으로 복제기술과 복제결과가 완전무결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 과학적인 논란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안티노리 박사는 비정상적인 배아를 골라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지만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동물복제 전문학자인 루돌프 제니쉬 박사는 완벽한 정상배아 선별 방법이란 없다면서 정상적으로 보이는 복제배아도 비정상 요소를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복제단계에서는 이를 포착해 내기가 어렵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배아는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성장과정에서 태반, 호흡기, 심장 또는 순환계의 비정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제니쉬 박사는 지적했다.

제니쉬 박사는 또 복제동물이 정상적으로 태어날 확률은 1-5%이며 그나마 나중에 여러가지 출생결함으로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을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하와이대학의 야나기마치 류조 교수도 복제동물은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지닐수 있으며 이는 초기에는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인간복제를 실험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보스 박사는 실패한 경우만 강조하고 있는데 성공한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으며 부아셀리에 박사는 정상적으로 태어난 인간도 일부 유전자가 잘못되어나중에 이 때문에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인데 복제배아의 일부 유전자가 결함이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인간복제를 해선 안된다는 주장은 받아 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복제양 돌리를 만들어 낸 PPL 세러퓨틱스 사의 연구실장 앨런 콜먼 박사는 동물복제 기술은 점점 개선되고 있으며 복제실험을 하면 할수록 복제기술은 더욱 완벽해지겠지만 연습하는 과정에서 인간복제를 실험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주장했다.

그러나 부아셀리에 박사는 인간복제를 위한 정보는 충분히 축적되었으며 동물복제 실험에서는 이제 더이상 얻을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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