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식 기자의 슬램덩크] 석달도 안남은 21세기 NBA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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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80여일 남았다 -’

오는 10월31(한국시간)일 전국에서 일제히 개막전을 치르는 프로농구(NBA)가 휴식기간 중에도 정중동의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1세기 첫 시즌이라는 상징성이 큰 올해의 경우 지역방어 허용을 포함, 규칙개정까지 강행하며 날로 멀어지는 팬들의 발걸음을 붙잡으려는 NBA의 몸부림이 주목된다.

최근의 화제는 농구코트 밖에서 터져나왔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 76ers를 준우승으로 이끈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겸 득점왕 앨런 아이버슨(26)이 지난 3일 티와나 터너(25)와 전격적으로 웨딩마치를 올린 것.

동거중으로 이미 1남1녀를 두고있는 이들 커플은 뉴저지주 부어히스 타운십의 맨션에서 호화판 세레모니를 거행했다. 은퇴설을 번복하고 최근 잔류를 선언한 명장 래리 브라운 감독(60)은 “결혼으로 안정을 찾은 아이버슨이 다음 시즌에서 기필코 레이커스를 꺾고 우승하는데 주축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조던(38)의 일거수 일투족도 여전히 빼놓을수 없는 화제거리다. 워싱턴 위저즈의 공동구단주겸 농구담당 사장인 조던은 “다음달 중순 코트 복귀여부를 분명히 밝힐테니 그때까지 추측보도를 삼가해달라”고 말했다.

팬들은 올해초만해도 ‘절대로 농구공을 만지지 않겠다’고 누누히 강조하던 조던이 ‘컴백을 고려해 보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자 ‘복귀를 위한 사실상의 카운트다운’이라며 반색하고 있다. 조던 역시 자신의 우승여부와 상관없이 프로농구 전체의 인기회복을 위해 ‘욕먹을 각오로’ 살신성인의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큰 상황으로 보인다.

만약 조던이 위저즈 선수로 뛰게될 경우 침체에 놓인 NBA의 이미지 향상은 물론, TV시청률과 마케팅 시장도 2배 가까이 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3연패를 노리는 고향팀 LA 레이커스의 양대기둥 섀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는 우승 뒷풀이에 열중하며 좌충우돌, 우려를 자아내고 있어 대조를 보인다.

오닐은 라디오 토크쇼에서 NBA의 규칙개정을 ‘늙은이들의 자살행위’에 빗대 맹비난했으며 코비 역시 “두번씩 우승시켜준만큼 이제부터 내 개인기를 희생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원맨쇼’를 벼르고 있다.

다양한 코트밖 화제가 코트안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벌써부터 NBA의 시즌 개막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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